예결위, 당초 '15일부터 예산소위 가동' 계획
민주 "비교섭단체 포함해야"…한국 "민주당이 소수당에 양보해야"


내년도 예산안의 감액 및 증액을 정밀 심사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 구성을 놓고 여야가 막판까지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오는 15일부터는 예산소위를 가동해 예산안 감액·증액 심사에 나선다는 것이 예결위의 당초 계획이지만, 하루 전인 14일 현재 여야 간 이견으로 예산소위를 구성조차 못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도 '초치기 심사'가 반복되고, 급기야 헌법상 예산안 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올해 예결위는 교섭단체 정당 의석비율에 맞춰 50명(더불어민주당 22명·자유한국당 19명·바른미래당 5명·비교섭단체 4명)으로 꾸려졌다.

이에 맞춰 예산소위도 지난해 15명에서 16명으로 정수를 늘리고 비교섭단체 1명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이지만, 자유한국당은 관례에 따라 위원 정수를 15명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 간사인 조정식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7(민주당), 6(한국당), 2(바른미래당), 1(비교섭단체)'을 하든 '6, 5, 2, 1'로 하든 소위 총원을 16명이나 14명으로 조정해 비교섭단체에서 1명은 들어와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한국당이 본인들 6자리 확보를 기준으로 한 가지 안만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예결위 안상수 위원장이 여야 원내대표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내대표들 간 논의 진행을 일단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예산소위 구성 난항 거듭…예산안 '초치기 심사' 우려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역시 비교섭단체를 배제한 예산소위 구성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 분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한국당이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으로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한국당이 사실상 이달 말까지 예산심사를 마무리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원내 관계자는 "한국당 원내지도부가 11월 30일까지 예산을 마치려고 생각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예결위 차원에서 논의를 정리하기보다 원내대표들이 모든 것을 손에 쥐고 큰 틀에서 담판을 짓고 싶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은 작년 예산소위 구성 시 '최대로 넣을 수 있는 숫자는 15명이고 19대 국회 때부터 15명으로 해왔다'거나 심지어는 '예산소위 장소가 협소해 현실적으로 15인 이상 늘릴 수 없다'고 하며 정의당을 배제했는데 올해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증원을 요구하며 시간 끌기에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산소위 구성 난항 거듭…예산안 '초치기 심사' 우려
그러면서 "국회에서 제시하는 정당 간 의석배분 기준에 따르면 민주당 6석, 한국당 6석, 바른미래당 2석, 비교섭단체 1석이고, 예결위원 50명을 기준으로 하면 민주당 7석, 한국당 6석, 바른미래당 1석, 비교섭단체 1석"이라며 "한국당은 어떤 경우의 수를 적용하더라도 무조건 수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소위 의석 1석조차 소수당에 양보하지 못하는 옹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간을 끌면 끌수록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 원안을 직권상정해 처리하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역시 당초 자당 몫으로 거론되던 2석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섭단체인 만큼 비교섭단체 몫으로 1석을 주더라도 바른미래당은 그보다 많은 2석을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