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이끌어내기 위해 중단됐던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내년 봄에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복수의 일본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당국자가 북한 비핵화에 진전이 없으면 내년 봄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을 지난 9월 이후 수차례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 속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며 취소되거나 규모가 축소됐다. 올해 4월 남북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은 규모가 크게 줄었으며 8월 예정돼 있던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합동 군사훈련은 6·12 미·북 정상회담 직후 아예 취소됐다.

그러나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계속 미루고 있어 ‘내년 3월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게 미국 측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대북 압박 유지를 강조하는 일본 측에선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미국의 자세가 드러난 것으로 보고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국 국방부는 내년도 한·미 훈련 시행 여부를 이달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비핵화에 전향적인 태도로 임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훈련) 중단을 표명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