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한국과 미국의 해병대연합훈련(KMEP) 재개를 비난하며 “상대방을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와대가 공군 수송기로 제주산 귤 200t을 평양에 보낸지 하루 만이다.

노동신문은 이날 ‘시대착오적인 군사적 움직임’이란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KMEP 재개와 관련해 “대화와 평화로 향한 조선반도의 현 정세 흐름을 추동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을 반대하는 군사적 행동을 하지 말고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도록 이성적으로 처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KMEP를 “조선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를 확약한 북남 사이의 군사분야 합의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목했다.

한·미 해병대는 지난 5일부터 경북 포항 일대에서 대대급 제병협동훈련을 2주 기간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훈련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는 차원에서 6개월 동안 연기됐다가 재개됐다.

북한이 한·미 군 당국의 소규모 연합훈련까지 트집잡는 이유는 남북, 북·미 간 협상에서 공격 강도를 높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국방부는 12일 “대대급 훈련은 연례적으로 실시해 온 방어적 훈련이라 올해도 지속할 것이며 ‘9·19 군사합의서’ 위반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 부위원장과 김성혜 아태위 실장 등 북한 인사 7명의 방남 신청을 승인했다. 체류 기간은 14~17일이다. 나머지는 아태위의 송명철 부실장과 김춘순 연구원, 조정철 참사 및 지원인력 2명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백태현 토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 부위원장 등 북측 인사 7명이 경기도와 아태평화교류협회가 고양시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방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동 대회는 지자체 및 민간단체 차원의 행사인 만큼 당국간 접촉 등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의 일정에 대해서는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전해 정부 인사와 만남 가능성을 남겨 뒀다.

이 부위원장은 대남활동을 오래 해 왔다.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이희호 여사를 비롯한 남측 조문단을 개성에서 맞이했다. 지난달엔 스위스 제네바 국제의회연맹 총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면담했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방남했을 때 밀착수행했다. 지난 5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고위급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수행단에 포함됐다.

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