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9일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민생이 어렵고 경제지표가 부진한 점을 엄중히 보고 있다”며 “여·야·정과 현장 소통을 통해 경제 어려움을 타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과감한 규제 완화로 혁신성장을 지원하되, 기존 산업 종사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홍 후보자와의 일문일답.

▶현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나.

“고용과 설비투자 측면에서 부진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세히 보면 견고한 지표도 있다. 다만 경제 위기, 침체라는 판단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 민생이 어렵고 지표가 부진한 것은 엄중히 보고 있고,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하려 한다.”

▶본인이 임명된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인사권자의 속뜻을 알 순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국무총리와 매주 월요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대통령과 총리의 국정 논의에 참석할 기회여서 큰 자산이 됐다. 그 자리에서 보고를 많이 드린 게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경제 어려움을 타개할 방안은.

“올해 어려움이 내년에 금방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각인하고 가능한 한 희망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겠다. 경제관계장관회의 이름을 경제활력대책회의로 바꿔서라도 어려움을 타개하고 싶다. 신산업 분야에서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규제를 혁파하겠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견해는.

“소득주도성장의 콘텐츠는 네 가지다. 일자리가 없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 노동시장 내 사람의 임금을 보전해 소비력을 강화하는 것, 가계 지출을 경감하는 것,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서 튼튼한 가계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역대 정부가 해왔고 앞으로도 해나갈 과제다.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논쟁하기보다 일단 추진하고, 의도치 않은 문제점이 나타나면 이를 조정·보완하면 된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이 필요한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악화에 부분적으로는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만 속도는 문 대통령이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는 공약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언급했기 때문에 이미 조절됐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속도조절이 과제로 남아 있다.”

▶공유경제·원격진료 규제개혁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공유경제가 선진국에서 보편적인 서비스라면 한국에서도 못할 바가 없다. 신산업 분야에서 과감하고 전진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나. 다만 가장 풀기 어려운 것이 기존 (산업에 있는) 분들의 피해다. 이를 최소화하고 상생 방안을 찾는 것이 핵심이 아닌가 싶고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고 되는 사안이 아니니 세심하게 노력하겠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