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와 김수현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내정에 대한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경기 침체 국면에서 비(非)경제 전문가를 경제 수장으로 발탁한다는 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자유한국당은 “소득 주도 성장론을 주도해 온 김수현 사회수석을 정책실장에 임명한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이미 실패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계속 강행하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경제 파탄의 책임자로 꼽히는 사람에게 대한민국의 경제를 맡긴 인사로는 협치와 경제성장은 조금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번 달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경제 투톱’ 인사와 관련해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 경기 침체 국면에서 홍남기 후보자와 김수현 정책실장은 적절한 인사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 후보자는 예산 분야에는 경험이 많지만 금융이나 재정정책에 경험이 적다”며 “소신 있고 강단 있는 경제정책 운용이 절실한 상황에서 적임자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실장은 ‘왕수석’으로까지 불린 실세이지만 도시공학 전공자로서 경제에 문외한이며, 경제 전반을 거시적으로 총괄하는 식견도 능력도 없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도 대통령의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한 철학은 바뀌지 않았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인사는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폐기하고 시장을 중시하라는 요구에 대해 ‘내가 내 길 가는데 무슨 딴소리냐’는 대답을 내놓은 것”이라며 “경제 책임자를 임명한 날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대기업 규제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은 성장 동력이 꺼지고 경제가 하강 국면에 들어섰는데 기업의 기를 꺾는 발언을 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