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을 건너는 중간에 말을 바꾸지는 않을 겁니다.”

예산정책을 담당했던 경제관료 출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5일 “예산심사 기간에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교체하는 일은 비상식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재부 예산실 근무경력이 있는 김광림·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이날 경제수장인 부총리 교체설에 대해 “적어도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다음달 2일 이후는 돼야 인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기재부 예산실장이 협의를 대신할 수도 있지 않냐는 주장은 야당을 함부로 보는 것”이라며 “예산심사 기간에 인사청문회를 여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는 예산국회”라며 “예산을 다루는 수장을 이 기간에 교체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송 의원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그는 “현실적으로 지금 인사를 단행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산은 가장 중요한 정책수단인데 국회 심의 중에 부총리를 바꾸는 것은 국회를 무시한다는 우려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의원은 김 부총리와 기재부에서 ‘한솥밥’을 먹은 인연이 있다. 김 부총리는 2010~2011년에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냈고, 김 의원은 이보다 앞선 1992년 경제기획원 예산실 예산총괄과장을 맡았다. 송 의원은 지난 6월 재·보궐선거를 통해 경북 김천에서 당선돼 20대 국회에 새로 합류했다. 송 의원 역시 2014~2015년에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예산 심사 중에 경제사령탑을 바꾼 전례가 없다며 인사불가론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 한 의원은 “470조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을 던져놓고 경제부총리 교체가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