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설에 휩싸인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경제를 시장에만 맡기란 주장은 한국 경제를 더 큰 모순에 빠지게 할 것”이라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장 실장은 4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국민 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자신이 물러나더라도 기존 정책 기조를 이어가야 한다는 ‘고별사’를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 실장은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지출 규모를 가장 높게 올려놨다”며 “어려움을 겪는 서민과 중소자영업자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새로운 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470조원에 달하는 ‘슈퍼 예산’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장 실장은 “경제의 어려움을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는 비판이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국민을 위해 세금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내년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장 실장은 자신의 교체설과 관련해선 “인사 문제는 제가 답할 성질이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