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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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형 변화와 건강상태를 3차원(3D) 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시로 확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지난 5월 폐기한 풍계리 핵시험장 인근 흙을 가져와 정밀 분석 중이다.

2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달 31일 정보위 국정감사에서 “김정은의 체형 변화와 건강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며 분석 화면을 시연했다. 국정원은 김정은의 건강상태에 대해 “고혈압과 당뇨 등 가족병력이 있지만 비교적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국정원이 사용한 이 3D 분석 프로그램은 김정은이 등장하는 동영상을 올리면 그의 몸을 360도로 스캔해 이전과 달라진 부분을 분석하도록 설계됐다. 가령 김 위원장이 뒷짐을 지고 걷는 이유가 허리 통증 때문인지 전립선 문제인지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수년간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이번 국감에서 일부 정보위원에게 처음 공개했다.

국정원은 또 5월24일 풍계리 핵시험장 폐기 직후 현장에서 채취한 흙을 국정원 안팎 전문가에게 의뢰해 분석하고 있다. 예전에는 북한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하면 동해상에서 방사성 물질을 포집해 핵시험 여부와 폭탄 종류를 가늠했다. 이번에 풍계리 흙 정밀 분석이 완료되면 북한의 핵 능력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란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한 정보위원은 “흙을 분석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것 같다”며 “국내 전문가뿐 아니라 해외 정보기관과도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이번 국감에서 이 같은 사실을 정보위원들에게 공개한 것은 한반도 평화 무드 속에서도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국정원은 대공 수사권이 없어진 뒤에도 국가 안보를 위해 대공·방첩과 관련된 정보기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수차례 밝혔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