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내 초대형 태양광·풍력 발전단지 조성 계획에 야당과 현지 주민들은 “충분한 의견수렴이 부족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30일 전북 군산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태양광사업은) 전북 도민에게 남는 것이 없는 21세기형 장치산업이다. 새만금의 꿈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에 찬성할 수 없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민주평화당은 당초 정부 발표안에 신중한 의견이었으나 현지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 이날 반대 당론을 확정했다.

유성엽 최고위원은 “군산시민이나 전북도민의 의견을 전혀 수렴하지 않고 새만금 특별법에 따른 기본계획을 무시하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의 행태”라고 지적했다. 평화당은 태양광 발전단지가 들어서는 부지가 새만금 내 핵심 지역인 점을 들어 자칫 새만금 개발계획의 기본 틀이 흔들릴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종회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새만금 사업 관련해 정부와 논의한 적이 없다”며 “비전 선포 3일 전에 송하진 전북지사가 오라고 한 게 전부”라고 전했다.

지역 주민들은 “30년 동안 기다려 얻은 게 겨우 태양광이냐”며 실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GM 군산공장 및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에 따른 지역경제 위기 탓에 ‘환황해 경제중심’ 정책에 기대가 컸던 이들은 과거 정부가 새만금 개발을 놓고 허송세월하더니 현 정부 역시 마찬가지라는 반응을 보였다. 새만금개발공사 주변 내초마을의 주민 한모씨(63)는 “지금 새만금 매립 부지에 억새가 가득한데 억새든 태양광이든 번듯한 산업시설이 아니면 별 차이 없다”며 “태양광이 주민들에게 무슨 혜택을 가져다줄지 모르겠다”고 낙담했다.

구도심 신창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박인하 씨(48)는 “새만금 개발을 기다린 세월이 너무 길어 무엇이든 들어온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태양광은 지역경제 발전과 큰 관계가 없어 보인다”며 “이렇게 발표하려면 준비도 오래 했을 텐데 왜 주민은 전혀 모르고 있었는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배정철/군산=임동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