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단과 북악산 '2시간 산행'

비핵화 협상 중재 통한
평화 정착에 국정 우선 순위

김정은 답방 관련 질문에
"한라산 구경 시켜줄 수 있다"

"민생의 어려움 해결해야 한다"
경제지표 악화에 고심 표명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북악산 산행을 하며 청와대를 출입하는 외신 기자단의 셀카 요청에 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서울 북악산 산행을 하며 청와대를 출입하는 외신 기자단의 셀카 요청에 응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결코 실패하지 않도록 기회를 살려내기 위해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단과의 북악산 산행에서 ‘올해 국정운영의 초점을 어디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외교적으로 할 일이 많고 경제 면에서도 할 일이 많다”면서도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의 중재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에 국정의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소회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3차 남북한 정상회담을 통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외교적 성과와는 별개로 고용 등 거시경제 지표가 악화되는 국내 경제상황에 대한 고심도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평화 프로세스를 위해) 한편으로는 북한, 또 한편으로는 미국과 노력해야 한다”며 “거시적 경제지표가 어떻든 간에 민생의 어려움도 덜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기조를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정기국회 마무리가 중요하고, 중요 입법이 많은 만큼 국회와 협력해야 하고 예산안도 잘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의 서울 답방 가능성과 관련, 문 대통령은 “아직 일정이 구체화되지 않아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면서도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말도 있으니 원한다면 한라산 구경도 시켜줄 수 있다”고 답했다. 지난달 평양 방문 당시 백두산 천지를 찾은 문 대통령이 민족 화합의 상징 차원에서 김정은의 답방 시 ‘깜짝 이벤트’로 한라산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다만 “지난번에 (북한에) 올라갔을 때 워낙 따뜻한 환대를 받아서 실제 김 위원장이 답방할 때 어디로 가야 할지 걱정된다”며 “(김 위원장이) 얼마나 시간을 보낼지 모르니 일정이 잡히면 맞춰서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서울 성북구 홍련사를 출발해 숙정문을 거쳐 창의문까지 약 3.3㎞ 산행을 함께했다. 통상 1시간 남짓 걸리던 산행은 일반 등산객들의 ‘셀카’ 및 집단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하면서 1시간48분이 걸렸다. 문 대통령이 기자들과 산행을 한 것은 취임 후 맞은 첫 주말인 지난해 5월13일 북악산에 오른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날 산행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해 청와대에서도 20여 명이 동행했다.

문 대통령은 북악산을 산행 장소로 택한 것과 관련해 “등산도 등산이지만 장소에 대한 호기심이 많다”면서 “설악산이나 지리산, 안나푸르나, 히말라야 등에 가면 꼭대기에 가보고 싶은데 북악산도 청와대 뒷산이니 올라보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산행 코스인 숙정문을 비롯한 청와대 뒤 북악산 일원은 19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인 ‘1·21 사태’ 이후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일반인의 발길이 차단됐던 곳이다.

문 대통령의 건강관리 비법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국가기밀에 속하는 것 같다”고 농담을 한 뒤 “특별히 하지는 못하고 시간 나는 대로 북악산 쪽을 산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시간이 되면 ‘좀 더 좀 더’ 하다가 성벽까지 올 때도 있다. 주말에는 산에 올라 시민과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그렇게 걷는 게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좋다”고 말했다. 또 “연설문을 생각할 때 걷곤 한다”고 덧붙였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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