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머리고지 방문 소회…"잊힌 영웅 기억하는 것 우리의 책무"
임종석 "나라에 희생한 분 유해를 가족에 보내는 게 국가 의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의 유해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은 국가의 의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유튜브 계정을 통해 공개한 화살머리고지 방문 소회를 통해 "잊힌 영웅들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임 실장은 지난 17일 비무장지대(DMZ)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진행되는 강원도 철원 소재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했다.

이날 공개된 4분짜리 영상은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했을 당시의 모습과 함께 임 실장의 내레이션으로 짜였다.

임 실장은 DMZ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기로 했다는 판문점선언 2조 1항의 내용을 소개하며 "판문점선언은 한반도 역사의 흐름을 바꿨다"고도 했다.

임 실장은 "서울에서 헬기로 35분 거리라 최전방이 사실 가깝다"라는 말로 담담하게 소회를 전했다.

영상에서는 한국전쟁 당시 화살머리고지와 백마고지 전투가 가장 치열해 희생자가 가장 많았다는 점 등이 소개됐다.

임 실장은 "화살머리고지에는 우리 국군 전사자 유해 200여 구를 비롯해 미군, 프랑스군 등 총 300여 구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하루에도 수차례 서로 고지를 뺏는 전투를 벌여 스러진 전우를 제대로 수습하지도 못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65년이 지난 2018년 10월, 이곳은 평온하다"고 부연했다.

임 실장은 "평양정상회담 후 꽤 많은 직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유해발굴에 앞서 일대 지뢰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평한 지형에서는 특수 굴착기도 쓰지만 잡목이 우거진 좁은 지형에서는 사람이 직접 나서야 한다"면서 "긴장된 작업이고, 느리고 더디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30여 발의 총탄 흔적이 있는 수통을 두고 "말문이 막힌다"면서 "그새 우리 군은 지뢰 16개, 불발탄, 포탄, 실탄, 야전삽까지 발굴했다"고 전했다.

임 실장은 "전투만 아니었다면 실개천이 흐르고 산새가 지저귀는 작은 마을…이제 곧 땅이 얼어붙는 계절이어서 본격적인 유해발굴은 흙이 부드러워지는 4월에 시작한다"며 "국민께 또 보고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