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물탐구 기사에서 "트럼프·김정은 오가며 중재자 역할 충실히 수행"
"적대관계 종결 시도는 도박과 같아"…평화 프로세스에는 회의적 시각 보이기도
AFP "문 대통령, 안보리 적극 나서달라 당부"…디플로매트 "제재완화 관심 분명히 드러내"
르피가로 "문재인, 분단비극으로 단련된 불굴의 의지 지녀"
프랑스의 유력지 르피가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전망에 다소 회의적 시각을 보이면서도 문 대통령을 "분단의 비극으로 단련된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르피가로는 문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에 맞춰 15일(현지시간)자 신문에 수록한 문 대통령과의 독점 인터뷰와 별도로 인물탐구 기사를 실었다.

신문은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지 말자. 둥근 안경의 아시아의 해리포터 같은 모습 뒤의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분단이라는 비극으로 단련된 불굴의 의지를 지닌 인물이다"라고 평가했다.

르피가로는 이어 "집권 후 문 대통령은 예측불가능한 인물로 평가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를 오가며 능숙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며 "이번 첫 유럽 순방에서 북한과의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전방위 외교 공세를 펼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이 같은 문 대통령의 품성과 노력과 별도로 현재의 한반도 국면의 흐름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보수 색채의 중도우파 성향으로 분류되는 르피가로는 "한국전쟁 때 미군 함정을 타고 남으로 온 실향민의 아들인 문 대통령에게 미국을 상대로 기존의 불안정한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고 종전선언을 통해 모든 상징적 적대관계를 종결할 것을 요청하는 시도는 도박과도 같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비핵화 선언을 두고 미국 국제관계 전문가들과 한국 보수야당에선 회의적 시각이 지배적"이라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높지만, 집권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주요경제지표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르피가로는 또 그렉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 소장의 말을 인용, "반인륜 범죄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문 대통령은 북한을 달래느라 세 차례나 정상회담을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인권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신문은 끝으로 "중도좌파 성향의 문 대통령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중"이라면서 "트럼프와 '장군님'의 로맨스가 갑자기 파경을 맞게 되면 문 대통령은 모든 실패의 화살을 맞는 희생양이 되고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드리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의 공영 뉴스통신사인 AFP통신도 이날 문 대통령의 파리 방문 사실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이 지난 6월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중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AFP는 문 대통령이 마크롱 대통령과의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빠른 비핵화를 위해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가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한 사실 등도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이 르피가로 인터뷰에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회의론에 좌절감을 토로했다', '젊은 나이에도 남북정상회담에서 성실하고 차분하며 예의 바른 태도를 보여줬다'고 말했다고 AFP는 소개했다.

AFP는 그러나 온건한 성향의 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종식하고자 너무 많은 도박을 하고 있고, 지금까지는 북한으로부터 최소한의 양보만을 얻어냈을 뿐이라는 일부 전문가들의 비판적 시각도 함께 전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태도는 남북 관계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것을 경계하는 미국 정부와 상충하는 것이라고 AFP는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전까지는 어떠한 제재 완화나 양보도 없을 것이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프랑스는 상임이사국으로서 이러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AFP는 덧붙였다.

아태지역 외교안보전문지인 디플로매트의 앤킷 판다 에디터는이날 칼럼에서 문 대통령이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해야 한다며 프랑스에 역할을 요청한 사실을 거론하고 "이제 문 대통령은 제재 완화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분명히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은 제재 완화를 지지하지만 프랑스와 영국, 미국은 아직 아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 때까지 여전히 북한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라고 소개하고 "조기에 제재완화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