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핵무기·시설대신 '핵물질 생산' 초점…아인혼·자누지 VOA에 주장
美전문가들 "北에 핵물질 생산시설 완전한 신고 요구해야"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이 북미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모든 핵무기·시설에 대한 포괄적 신고 대신, 일차적으로 '핵물질 생산'과 관련된 시설의 완전한 신고를 요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보는 12일(현지시간) 이 방송과 만나 "나라면 처음부터 (핵 자산과 시설에 대한) 완전히 포괄적인 신고를 하라고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 비확산 전문가로 꼽히는 그는 "나라면 북한 내 핵물질 생산과 관련된 '모든 활동'을 신고하고 중단하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며 여기에는 영변 핵시설뿐만 아니라 영변 이외 지역의 핵물질 생산시설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는 북한이 보유한 모든 핵무기, 모든 미사일의 규모와 위치를 공개하지 않고도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아인혼 전 특보는 설명했다.

맨스필드재단의 프랭크 자누지 대표도 VOA에 "북한이 핵물질 생산과 관련된 시설의 완전한 리스트를 제공하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누지 대표는 "이는 모든 핵시설의 완전한 리스트와는 다르다.

현시점에 이를 얻어내려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하는 시설을 일단 완전히 신고토록 하고 관련 활동을 중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변 핵단지에는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5MW 흑연감속로(원자로)와 2010년 미국 스탠퍼드대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에 공개된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

이밖에 '강선' 등 영변 밖에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아인혼 전 특보는 미국이 취할 상응 조치와 관련해서는 '조건부' 종전선언을 제안했다고 VOA는 전했다.

한반도 평화 구축 이후에도 한미 안보동맹과 주한미군 주둔 유지가 중요하다는 내용의 한미 공동성명 발표가 종전선언과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