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3일 교황청 방문을 포함한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을 떠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대’ 의사를 문 대통령이 직접 교황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일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13~21일 프랑스·이탈리아·교황청·벨기에·덴마크 등을 방문하는 유럽 순방 일정을 발표했다. 우선 13~18일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한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문 대통령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와 외교·안보 분야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첨단과학·신산업 능력을 보유한 이탈리아와는 신산업 협력 증진 방안을 중점 추진한다. 청와대는 두 나라와의 우호 협력 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어 17~18일 교황청을 공식 방문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축복과 지지를 재확인하고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정은의 프란치스코 교황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평양 남북한 정상회담 기간에 김정은에게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며 “교황님을 한 번 만나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이에 김정은이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고 적극적인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백두산 천지에서 김정은을 만난 김희중 대주교가 “남북이 화해와 평화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교황청에 전달하겠다”고 말하자 김정은은 허리를 숙이면서 “꼭 좀 전달해달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18~19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 참석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한·EU 정상회담을 연다. 한·EU 정상회담에서는 수교 55주년을 맞아 한·EU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 발전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글로벌 도전에 대한 글로벌 동반자’를 주제로 개최되는 ASEM에서 우리의 포용적 성장이 국제사회의 지속가능 성장에 기여할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덴마크를 방문해 ‘녹색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P4G)’를 방문한다. P4G 정상회의에서 녹색성장 협력 및 개도국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한국의 역할 및 정책을 소개한다. 문 대통령은 덴마크와 기후변화 대응 및 바이오 과학기술 등 미래 협력 강화에 대해 중점 협의할 예정이다. 김 대변인은 “유럽 순방을 통해서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가 국제적인 지지를 받고, 새 흐름이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