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팜-DFI, 157개국 대상 첫 CRI 공식발표…"올 순위 56위 그쳐…정책노력은 선두"
최저임금 인상·법인세 인상·복지확대 정책 평가…덴마크 1위, 나이지리아 '꼴찌'
국제구호기구 "文정부, 전세계 '불평등 해소 노력' 대표사례"

한국이 올해 전 세계에서 불평등 해소를 위해 가장 적극적인 실천능력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로 꼽혔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과 비영리 자문·연구단체인 국제개발금융(DFI) 그룹은 9일 전 세계 157개국을 대상으로 한 '불평등 해소 실천(CRI) 지표 2018' 조사 보고서에서 "올해 가장 긍정적 사례는 대한민국에서 시작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의 불평등 수준은 아시아 국가 중 나쁜 수준에 속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한국은 올해 공공지출, 세금, 노동권 등 측정대상 3개 분야에서 불평등 해소를 위한 진정한 실천력을 보여줬다"며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가 불평등과 싸우기 위해 강력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이런 노력 중에서도 단연 선두"라고 평가했다.

CRI 지표는 빈부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을 측정해 순위를 매긴 것으로, 옥스팜과 DFI가 이를 공식 발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한국의 전체 CRI 순위는 56위로, 영역별 순위에서는 정부 지출 60위, 세금 정책 81위, 노동권과 임금 61위에 그쳤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순위가 낮은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건강, 교육, 사회보장 지출 ▲ 진보적 세금정책 ▲노동권과 최저임금 등 3개 분야를 상세 분석한 결과 한국이 올해 불평등을 해소하고 '포용적 성장'을 확대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인 실천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국제구호기구 "文정부, 전세계 '불평등 해소 노력' 대표사례"

보고서는 최저임금 16.4% 인상, 법인세 인상(22→25%),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인상 추진, '보편적 아동수당'을 포함한 복지 정책 지출 확대를 이 같은 평가의 주된 근거로 제시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한 이후 불평등에 제동을 걸겠다고 약속하고 9월 유엔총회에서 "불평등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것을 '사람 중심 경제'라고 부른다"며 불평등 해소 의지를 표명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보고서는 다만 한국의 불평등 수준에 대해 "지난 20년간 저소득층의 소득은 정체됐지만, 상위 10%의 소득은 매년 6%씩 증가했으며 현재 국가소득의 45%를 차지하고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정책 추진을 독려했다.

보고서는 한국 이외에 인도네시아와 조지아, 몽골, 가이아나, 라이베리아 등도 강력한 불평등 해소 정책을 추진하는 국가로 꼽았다.

반면 인도, 나이지리아, 아르헨티나 등은 오히려 불평등이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 대폭 인하를 주도하는 미국과 스페인을 불평등 해소 노력이 부족한 대표적 국가로 꼽았다.

전체 조사대상 가운데 덴마크는 진보적인 세금과 관대한 사회보장, 근로자 보호 등을 토대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독일과 핀란드, 오스트리아, 노르웨이가 2∼5위에 올랐으며 아시아에선 일본이 11위로 순위가 가장 높았다.

미국은 23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81위에 그쳤으나 인도(147위)와 비교할 때 건강예산을 2배 이상 지출하고 복지예산은 거의 4배 지출해 상대적으로 빈부격차 해소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국가소득 수준별로 보면 OECD 국가들은 건강과 사회 보장에 대한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개발도상국은 교육 분야 지출 비율이 높았다.

개발도상국 일부는 OECD 국가보다 진보적인 조세 제도를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OECD 국가는 소득세를 더 효과적으로 징수해 불평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평가됐다.

OECD 국가는 전반적으로 개발도상국보다 남녀평등과 노동권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보고서는 지난 2015년 193개국 정상이 모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10대 목표' 아래 불평등 감소를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국가가 국가적 불평등 감소 실행계획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보편적이고 무료로 제공되는 건강과 교육 및 사회보장 기반 확충, 진보적 조세 증가와 면세 및 탈세 단속을 통한 기금 마련, 노동조합권 존중, 일터에서 여성 권리의 포괄적 보장,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향상 등을 권고했다.

첫 CRI 조사는 공공 지출, 세금, 노동 등 3개 영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52개 국가를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데이터와 조사방법론 확충, 세부 항목 추가 등을 거쳐 올해 157개국에 대한 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공식 발표됐다.

공공지출 분야는 교육, 건강, 사회 보장 지출 및 국내총생산(GDP)에서 이들 지출의 비중 등 불평등 관련 지출 부담 정도를, 세금분야는 개인소득세율·부가가치세율과 적용 구간, 법인세율과 조세 부담, 징수 노력 등을, 노동 분야에서는 근로자와 노동조합의 권리, 성차별 대응 등 일터에서 여성의 법적 권리, 최저임금 등을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위니 비아니마 옥스팜 인터내셔널 총재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불평등은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빈곤 퇴치를 저해하며 사회적 긴장을 증가시킨다"면서 "CRI 지표는 불평등에 대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정부의 말과 약속이 일치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불평등은 정부의 정책적 선택의 결과"라며 "순위에 상관없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불평등 해소를 위한 실천에 더욱 앞장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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