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얘기는 공직생활을 하며 들어본 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의 경기 침체가 현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경제 문제는 언제나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와 협의해 좋은 정책을 만들겠다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일자리 문제가 어려운데, 당에서도 민생연석회의를 조만간 출범할 텐데 가장 중요한 의제로 일자리 문제를 다루기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며 “상당히 어렵지만 김 부총리가 여러 가지 노심초사하며 열심히 대처해줘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와 협의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는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민주당 지도부의 안일한 경기 인식을 보여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취업자 증가자 수는 5000명으로 1997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실업자 수도 200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7개월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섰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전 정부의 잘못도 있겠지만 현 상황을 늘 있었던 일 정도로 평가하는 건 위험하다”며 “현 정부가 잘못한 정책에 대한 반성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