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새희망홀씨도 연체율 상승세…이태규 의원 "새 서민금융 지원조치 필요"

서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상품의 연체율이 최근 들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과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햇살론의 연체율(대위변제율)은 7월 말 현재 8.10%에 달했다.

햇살론은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을 통해 저소득·저신용자에게 생계비나 사업운영자금을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정책금융상품이다.

저축은행의 상반기 연체율(4.5%)과 비교하면 두 배가량 높다.

햇살론이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기에 연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다.

햇살론의 연체율은 2016년 말에는 2.19%에 그쳤다.

당시 저축은행 연체율 5.8%의 절반도 안 됐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지난해 말 4.6%, 올 상반기 4.5%로 내리는 추세인데도 햇살론은 지난해 말 5.46%, 7월 말 8.10%로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햇살론은 2년도 안 된 사이 연체율이 3.7배로 상승했다.
서민금융상품 '햇살론' 연체율 급등…1년7개월만에 3.7배로↑
특히 저신용자의 연체율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개인 신용등급이 9등급인 차주의 연체율은 2016년 말 6.22%에서 올 7월 말에 20.54%로 치솟았고, 8등급 연체율도 같은 기간 6.01%에서 19.85%로 올랐다.

7등급은 4.20%에서 14.36%로 상승해 7∼9등급이 모두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게 됐다.

연체율뿐 아니라 연체 건수와 연체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연체 건수는 2016년 말 5천201건에서 지난해 말 3만2천825건으로 뛰어오르더니 7월 말 6만684건으로 급증했다.

연체금액은 지난해 말 372억원에서 올 7월 말 4천891억원으로 13.1배로 급증했다.

다른 서민금융정책상품도 연체율이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미소금융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3.9%에서 올 7월 말 4.6%로 0.7%포인트 상승했고, 새희망홀씨 대출은 같은 기간 2.3%에서 2.5%로 0.2%포인트 올랐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창업·운영자금이나 생계비 등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상품이고, 새희망홀씨 대출은 소득이 낮거나 신용이 낮아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계층을 위해 별도의 심사기준을 마련해 대출해 주는 은행의 서민 맞춤형 상품이다.

이태규 의원은 "어려운 서민을 배려한다는 취지로 내놓은 서민금융상품마저도 채무액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은 새 정부 들어 고용악화와 경기침체 등에 따른 민생경제와 서민 가계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경제 회생 대책과 함께 가계 부담의 고통을 덜어주는 서민금융 지원방안의 새로운 고민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