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처럼 욱일기도 전쟁범죄"…수요집회에 1천명 참석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 '욱일기 군함' 규탄 기자회견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영국청년도 "제주 관함식에 욱일기 안돼"
제주도 국제관함식 행사에 참가하는 일본 해상자위대가 욱일기 게양을 고수하는 것을 두고 수요집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기억연대는 개천절인 3일 정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천355차 정기 수요시위'를 개최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한일 위안부 합의 폐기를 촉구하면서 동시에 최근 제주 관함식 욱일기 논란에 비판 목소리를 냈다.

이달 10일부터 제주해군기지에서는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이 열린다.

관함식은 국가원수가 군함을 집결시켜 전투태세와 군기를 점검하는 해상 사열식이다.

일본은 이 행사에 참가하는 자국 함정에 욱일기를 게양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 이사장은 "지금 나치 깃발이 펄럭이고 있나? 아니다.

나치는 처벌됐다.

왜? 전쟁범죄기 때문이다.

일본 욱일기도 전쟁범죄인가? 맞다.

그런데 일본 군함이 그 전쟁범죄 깃발을 달고 제주에 온다고 한다.

평화의 상징이 된 제주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우리가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김복동(92) 할머니도 단상에 올라 "일본 정부는 사죄해야 한다.

아베(일본 총리)한테 똑똑히 말을 전하라. 어디 괜히 (욱일기) 들고 못 들어온다고. 주의하라고 전해달라. 그냥 있을 것 같으냐"라고 목소리를 높여 참가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한편 윤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 "아직 한일 위안부 합의가 폐기되지는 않았지만, 우리의 함성으로 세계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 합의가 깨지고 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개천절을 맞아 중·고교생 등 1천명이 참가했다.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90) 할머니도 김복동 할머니와 함께 자리했다.

길 할머니는 '눈물 젖은 두만강'과 '찔레꽃'을 노래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일본인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나라(奈良)현에서 왔다는 모리모토 다다노리(74)씨는 "아베 정권을 상대로 하는 오사카 조선학교 무상화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데, 수요시위도 마찬가지로 아베 정권에게 요구하고 있어 연대감을 느꼈다"면서 "서로 손을 잡으면 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집회가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는 청년들이 욱일기 군함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군함을 보내며 '전쟁 헌법'을 획책하는 아베 정권을 규탄한다"며 "일본의 침략 야욕이 계속되는 한 일본과의 관계에 진전과 평화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영국의 청년진보활동가인 애슐리 씨는 "제국주의의 짐승 같은 힘을 상징하는 영국 국기와 일본 욱일기는 매우 비슷하다"며 "욱일기를 달고 들어오는 국제관함식에 반대해 우리가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관함식은 무기를 자랑하는 자리로, 약한 나라를 위협하며 그들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제관함식 자체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도, 영국청년도 "제주 관함식에 욱일기 안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