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공식 반대'…시흥·성남·의왕·의정부 '조건부 찬성'
경기도 "앞으로 후보지 선정단계서 협의없으면 협조 안해"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개발 계획에 대해 광명시가 반대입장을 공식화한 데 이어 경기지역내 다른 관련 지자체들도 적극적인 지지를 유보한 채 지역 여건에 맞는 개발을 요구하며 각기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신규택지 공급 경기도 자자체들에 찬반 물어봤더니
정부가 추석 연휴 직전인 지난달 21일 발표한 신규 공공택지는 ▲광명 하안2(59만3천㎡·5천400가구) ▲의왕 청계2(26만5천㎡·2천560가구) ▲성남 신촌(6만8천㎡·1천100가구) ▲시흥 하중(46만2천㎡·3천500가구) ▲의정부 우정(51만8천㎡·4천600가구) 등이다.

애초 발표 직후에는 해당 지자체들은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추석 연휴기간을 거치면서 지역내 일부 부정적 여론형성에 영향을 받은 듯 '조건부' 내지 '맞춤형' 개발을 요구하는 쪽으로 흐름이 변했다.

이들 해당 기초단체의 단체장은 모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시흥시는 1일 입장자료를 내 "정부가 서민 주거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적으로 추진 중인 하중지구의 공공주택사업에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우리 시의 정책 및 지역 여건에 맞는 개발방향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흥시는 "신도시에 집만 지어놓고 떠나는 사업방식으로 인해 주차장, 문화시설, 공공청사 등의 토지매입과 대중교통확충 등을 고스란히 시가 떠안아야 한다"며 "일자리 창출과 기존 주거지역과의 상생, 개발이익 환원 등을 통해 시의 어려운 정책여건을 완화할 수 있는 개발방향 마련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성남시의 경우 신촌 개발사업에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참여시키는 등 시가 함께 추진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겠다는 방침인 가운데 일부 주민들이 공영개발 방식에 반대하고 있다.

신촌지구 일부 토지주와 건물주들은 개발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최근 대왕판교로 일원에 민영개발 방식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린벨트가 도시 전체 면적의 84.6%를 차지하면서 그동안 개발에 제한을 많이 받아온 의왕시는 청계2 개발을 환영하지는 않지만, 수용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의왕시 관계자는 "의왕시에는 시민들이 조직적으로, 대대적으로 택지공급 확대를 반대하지는 않고 있다"며 "시는 신규택지공급 대상 지역에 도시지원시설용지를 최대한 확보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우정마을 일대가 신규 공공택지에 포함된 의정부시 관계자는 "우정마을은 전부터 개발하려던 곳이고 주민들도 알고 있어 정부 발표를 대체로 환영하고 있다"며 "다만 양주관아가 있던 인근의 수백년 된 마을까지 포함돼 이곳을 배제하는 등 구역을 일부 조정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했다"고 말했다.
신규택지 공급 경기도 자자체들에 찬반 물어봤더니
이들 지자체와 국토부의 소통 창구와 이견 조율 역할을 맡는 경기도는 향후 국토부의 일방적 택지지구 지정에는 협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도 관계자는 "앞으로는 택지개발사업 후보지 선정 단계부터 도와 협의하지 않으면 국토부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국토부가 22만가구의 추가 공급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기지역 지자체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광명시는 지난달 27일 보도자료를 내 하안2지구를 신규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한 것은 자치권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광명시는 지역 주민 및 영세 소상공인 생계 문제, 미흡한 교통대책, 광명뉴타운 침체, 하안동 기존 시가지 슬럼화 우려, 신혼부부·청년 일자리 창출 대안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