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 조율을 위해 다음달 평양을 찾는다. 지난달 방북이 무산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재성사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이용호 북한 외무상과 만나 “오는 10월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수락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이번이 네 번째다. 당초 지난 8월 말 평양에 갈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가 충분히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전격 취소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헤더 나워트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방북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간 이뤄진 약속 이행과 관련한 추가 진전을 이뤄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나워트 대변인은 “‘약속 이행과 관련한 추가 진전’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용호와 만난 사실을 공개하고 “매우 긍정적인 만남이었다”고 전했다. 또 “다가오는 2차 정상회담과 북한 비핵화를 위한 후속 조치들을 논의했다”며 “많은 일이 남아 있지만 우린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의 트위터엔 서로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과 양측 통역을 두고 대화하는 사진 등도 올라왔다. 이용호가 2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할 때까진 뉴욕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회동 가능성도 있다.

미·북 외교 수장 간 회동에선 북한 비핵화 실행 조치와 종전선언, 미국의 상응 조치를 둘러싼 ‘빅딜 방안’이 조율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특정한 시설, 특정한 무기에 관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것 역시 양측 간 진전된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다만 2차 미·북 정상회담이 10월에 열릴지는 미지수다. 폼페이오 장관은 26일 CBS 인터뷰에서 “10월 안에 열릴 수도 있지만 그 이후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조만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실무협상 결과 역시 회담 일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