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장 수여식 "前장관 北과 군사분야 합의한 절묘한 시기 임무교대"신임 헌재소장에겐 "국회가 3명 선출 절차 안 밟아 헌재 기능 마비"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정경두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전임 장관이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쪽과 합의하고 돌아온 절묘한 시기에 임무를 교대하게 됐다"며 "국방개혁을 완수하고 남북합의가 충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정 장관을 비롯해 이재갑 고용노동·성윤모 산업통상자원·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전임인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은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 자격으로 문 대통령을 보좌했고,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각각 서명하고 합의서를 교환했다.문 대통령은 이재갑 장관에게는 "고용노동부의 일이 많다.고용의 양과 질을 높여야 하고 노동도 보호해야 하는데 얼핏 모순되는 듯한 일이지만 다 해야 하는 부처"라며 "노사정 대화와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성 장관에게는 "우리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새로운 산업정책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제조업 강국으로 제조업 분야에서 장점이 많이 있는데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진 장관에게 문 대통령은 "여성가족부에 거는 기대와 중요성에 비하면 그 위상에 대한 뒷받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진 장관이 그 중요성에 부합할 정도의 위상을 높여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문 대통령은 앞서 열린 유남석 신임 헌법재판소장 및 이석태·이은애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유 소장님은 법원에 계실 때 헌법재판소에 두 번 파견 나간 경험이 있고 헌법연구회 회장도 역임하는 등 법원에서 최고의 헌법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며 "그런 분이 헌재소장을 하게 돼서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또 "이석태 재판관은 재조경험이 전혀 없이 33년 동안 재야 법조인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와 소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은애 재판관은 여성 법관으로서 우리 사회의 약자 편에 서는 것은 물론 인간적 배려가 돋보이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며 "두 분이 헌법재판소가 다양하게 구성되고 헌법정신이 잘 구현되도록 하는 데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 두 분의 재판관이 임명됐으나 아직 헌법재판소는 6인 체제로, 헌재는 7명 이상이 모여야 심리가 진행되는데 국회에서 3명의 재판관에 대한 선출 절차를 완료해주지 않아 헌법재판 절차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는 단순히 다른 분의 일이 많아진다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헌재 기능이 마비되는 상태로, 국회가 하루빨리 후보 3명에 대한 절차를 마쳐달라"고 촉구했다.유 소장은 "헌재가 30년이 지났다.과거 전통을 이어가면서 미래 헌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소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이석태 재판관은 "청문회를 거치다 보니 제가 일해 온 단체의 정치적 성격으로 인해 정치적 편향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청문회에서 제기된 편향성 논란이 일지 않게 합리성과 균형감각을 살려 직분을 다하겠다"고 했다.이은애 재판관은 "재판을 하면서 어려운 분들을 많이 만났지만, 충분히 위로해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세밀한 부분까지 그런 분들의 음성을 잘 들어 억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21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합의된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후속조치를 적극 추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정 장관은 이날 용산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장관 이취임식 취임사에서 "군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공고히 하는 정부의 노력을 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지금 우리는 오랜 기간 한반도에 깊이 드리워졌던 극렬한 대립의 장막을 걷어내고 전쟁 없는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뒷받침하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강군 건설을 위해 다음 다섯 가지 사항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첫째는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튼튼한 국방태세를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정 장관은 "현존 위협은 물론 잠재적, 포괄적 안보위협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우리 군의 핵심군사능력에 기반을 둔 방위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정 장관은 둘째로 "상호보완적이고 굳건한 한미동맹을 발전시키고 국방교류협력을 증진하겠다"며 "상호 호혜적, 포괄적인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전시작전통제권의 안정적 전환 여건을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셋째, 국방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한반도의 평화를 뒷받침하는 강군을 건설하겠다"며 "전방위 안보위협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국방 기본정책과 군사전략을 발전시키고, 지상·해상·공중작전의 합동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미래 합동작전개념에 부합한 각 군의 부대구조, 국방 인력구조, 전력구조를 확정하고 식별된 국방개혁 과제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정 장관은 네 번째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투명하고 효율적인 국방운영체계를 확립하겠다"며 "국방운영의 정치적 중립성·투명성·공정성·청렴성을 강화하고, 국방획득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마지막으로 정 장관은 "국민과 함께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사기충천한 군 문화를 정착하겠다"며 "장병 복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인권이 존중받는 선진병영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정 장관은 "저는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안보를 굳건히 지키고,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청정국방'을 구현하고자 한다"며 "우리 모두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 청렴한 국방, 정직하고 정의로운 국방, 국민을 위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으며 사기충천한 국방, 방위태세를 완벽히 구축하고 미래를 대비하는 국방을 건설해 나가자"고 덧붙였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민족 번영 견인 위해 선행돼야 할 조치"70년 국군 역사상 첫 독자작전계획 완성…국방개혁 국민 명령"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1일 취임 1년 2개월여 만에 물러났다.송 장관은 이날 국방부 대회실에서 열린 국방장관 이·취임식을 통해 재임 기간 소회를 피력한 다음 '국방부기'를 정경두 후임 장관에게 전달하고 퇴임했다.그는 이임사를 통해 "3차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으로서 평양에 다녀왔다"면서 "장관의 마지막 임무로,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송 장관은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완화는 우리 민족의 쓰라린 과거 역사를 치유하고 한민족의 번영을 견인하기 위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조치"라며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는 역경의 역사를 딛고 세계 속의 중견 강국으로 우뚝 선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송 장관은 재임 시절 "우리 군은 70년 국군 역사상 처음으로 독자적인 작전계획을 완성하여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지휘구조, 부대구조, 병력구조 및 전력구조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이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미래 합동작전개념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입체기동부대 등 부대구조 개편을 지칭한다.지난 7월 확정된 '국방개혁2.0'에 반영되어 있으나 대외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지상·해상·공중 합동전력을 운용해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입체적으로 대응한다는 작전개념인 것으로 알려졌다.송 장관은 "역대 정부에서도 국방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했지만, 번번이 중단되었던 아픈 과거가 있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대한민국과 국군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완성해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사명이며 국민의 명령"이라고 강조했다.특히 "이제 한미동맹은 상호보완적으로 더욱 발전해야 한다"면서 "전작권 환수는 한미 양국이 보다 책임 있는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첫 번째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송 장관은 "군에 몸담고 평생 살아온 삶에서 '국방개혁 2.0' 추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 상호보완적인 한미동맹 발전, 남북 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합의문 서명 등 장관으로서 잊지 못할 기억을 남기며, 이제 저는 자연인으로 돌아간다"고 소회를 밝혔다.작년 7월 취임한 송 장관은 18~20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 공식수행원으로 방북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과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했다.그는 재임 시절 장병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불거진 여성 미니스커트 관련한 부적절 발언을 비롯해 군내 성폭력 관련 간담회에서 터진 여성들의 행동거지와 관련 발언 등 '설화 제조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자주 구설에 올랐다.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 보고 및 사후 대응과정에서 부실 대처 등으로 조기에 강판당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