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일 백두산에 올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을 소개했다. 이번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조항을 명시하면서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과 천지를 오가기 위해 김정숙 여사와 김정은, 부인 이설주와 한 케이블카에 탑승했다. 문 대통령은 케이블카가 출발하기 직전 주변에 있던 신 회장을 불러 김정은에게 “이분이 개성공단입주기업회 회장”이라며 “개성공단이 다시 열리기를 간절하게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곁으로 다가간 신 회장은 “개성공단을 우리가 지키겠다”고 한 뒤 “(개성공단이) 잘 정돈돼 있고, 준비가 다 돼 있다”고 적극적인 재개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개성공단이 상당히 잘돼 있다”며 “우리만 준비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김 여사도 문 대통령에게 “돌아가서 빨리 잘하세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신 회장은 “개성공단부터 금강산 관광, 백두산 관광까지 해야 한다”며 의지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그래도 ‘다 됐다’ 생각하면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지는 것이니까 우리가 견뎌야 하는 세월이 있다”며 “희망을 갖고 잘 버티자”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이날 서울로 돌아와 기자들에게 “이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등이 개성공단과 금강산을 언급하면서 ‘조건이 되면 개성공단을 먼저 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며 “김 위원장도 함께 들으면서 긍정적으로 웃었다”고 전했다. 또 올해 공단 재가동을 확신하며 “10월 정도에 좋은 신호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남북 정상은 이번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를 통해 “남과 북은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우선 정상화하고, 서해경제공동특구 및 동해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문제를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백두산공동취재단/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