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9일 만찬을 위해 대중식당인 ‘대동강수산물식당’을 찾아 평양시민들과 자연스레 대화하고 어울렸다. 당초 방북에 동행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경제인들과 함께하기로 한 만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해 식사를 같이했다.

오후 7시께 부인 김정숙 여사와 식당에 도착한 문 대통령 일행은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안내로 식당 시설을 구석구석 둘러봤다. 지난 7월30일 문을 연 대동강수산물식당은 대동강변에 3층 높이 배 모양으로 세워져 있다.

김정은이 직접 이름을 짓고 부지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준공을 앞두고 부인 이설주와 함께 식당을 둘러보면서 “우리 근로자 가족들과 함께 와서 식사도 하고 외국 손님들에게 봉사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 중산층이 가족 식사 또는 직장 동료와의 회식 때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철갑상어, 연어, 조개류, 자라 등을 모아놓은 대형 수조를 둘러보며 “수조에 산소 공급은 하는 것이지요”라고 즉석 질문을 하고, 테이블에 다가가 식사 중인 가족들에게 “음식 맛있습니까. 우리도 맛 보러 왔습니다”고 말을 건넸다. 문 대통령은 또 초밥식사실에서 밥을 먹는 북한 주민에게 다가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했다. 주민들은 일어서서 박수로 문 대통령을 맞이했고,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 일행이 2층 만찬장에 착석한 직후인 오후 7시20분께 주민들의 박수 및 ‘만세’ 소리와 함께 김정은이 등장했다. 2층 식당에서 남북한 정상 부부가 원탁 테이블에 앉아 식사했다.

문 대통령이 이 식당에 가기로 한 것은 우리 측이 “평양시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안내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현지 대중식당 행보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베트남 순방 때는 수도 하노이 시내 쌀국수 체인점을 찾았다. 지난해 중국 방문 때도 김정숙 여사와 베이징의 한 식당을 찾아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 꽈배기와 두유로 아침 식사를 한 적이 있다.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대통령이 특별히 마련한 저녁 자리로, 둘째 날 경제인들을 위한 저녁 자리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김정은이 참석함에 따라 재계 총수 등 경제인들과 남북 경협에 대해 어떤 대화를 했을지 관심이 쏠린다.

평양공동취재단/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