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3당 대표는 19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나 면담했다. 이 대표는 전날 최고인민회의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기로 했으나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무산됐다.

이 대표는 “어제 정상회담 배석자 수가 갑자기 줄어드는 바람에 장관들이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는 쪽으로 왔다”며 “숫자가 많아 산만해질 수 있으니 당대표들만 별도로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려 했는데,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돼 불발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불발 배경을 설명하고) ‘면담을 해야 한다’고 하니 ‘당연히 하셔야 된다’며 즉석에서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연내 남북국회회담을 제안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남 위원장은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이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만나 이들을 ‘선생’으로 부르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는 “학수고대한 보람이 있다는 말은 바로 오늘 같은 광경을 놓고 쓰는 의사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 대해선 “다른 동무를 통해 들었다”며 “‘정동영 선생이 지금 무슨 활동을 벌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측근에 물어 보니 ‘백의종군한다’고 답하더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평양공동취재단/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