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비핵화-종전선언 세부조율

스티브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지난 15일 재방한해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종전선언과 북한 비핵화 조치를 연결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비건 대표는 당초 예정된 한·중·일 순방(10~15일) 일정을 마친 후 15일 오후 다시 서울을 찾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 본부장과 만났다. 그는 3국 순방에 대한 소감과 총평을 밝히고, 중국·일본과의 협의 내용을 공유했다.

특히 북한이 핵폐기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을 강력히 요구하는 가운데, 종전선언에 필요한 비핵화 조치에 대해 집중적으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 신고 또는 영변 핵시설 동결 등이 거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 대표는 이 본부장과 만난 뒤 이날 오후 워싱턴으로 떠났다.

두 사람은 한·미 공조를 토대로 오는 18~20일 열리는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이달 말 유엔총회 계기 한·미 정상회담 등의 외교 일정을 비핵화 진전을 위해 적극 활용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조율된 방안을 토대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 대표는 지난달 말 미국의 대북협상 실무 총책임자로 임명됐다. 지난 10~12일 취임 후 처음 방한해 이도훈 본부장과 회담하고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과 만났다. 12일엔 중국에서 쿵쉬안유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만났고, 이후 일본을 방문해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회담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