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 결과 발표
"이번 추석엔 친할머니·외할머니 구분 말고 '할머니'로 불러요"
"왜 남편 쪽 집안만 '시댁'이라고 높여 부르고, 아내 쪽 집안은 '처가'라고 부르나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하 재단)이 추석을 앞두고 명절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 3건과 성차별 행동 5건을 엮어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추석특집'을 16일 발표했다.

재단이 지난 4~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1천170명이 참여했으며, 국어·여성계 전문가 자문을 거쳐 이번 성평등 생활사전을 만들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설문에는 여성이 70%, 남성이 30% 참여했다.

응답자의 80% 이상이 '명절에 성차별적인 언어나 행동(관행)을 듣거나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성은 물론이고, 남성 응답자의 70%도 '있다'고 답했다.

'명절에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언어나 행동(관행)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가'라는 주관식 질문에서는 복수응답을 통해 1천275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재단은 이중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확산해야 할 대표적인 표현 3가지를 꼽았다
응답자들은 남성 쪽 집안만 높여 부르는 '시댁'을 여성 쪽 집안을 부르는 '처가'와 마찬가지로 '시가'라고 바꿔 부르자고 했다.

또 '친할머니'·'외할머니'로 구분해서 부르는 것을 '할머니'로 통일하자고 했다.

아빠 쪽 부모님은 가깝게 '친(親)'하고, 엄마 쪽 부모님은 멀게 '외(外)' 자를 붙인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여자가~'·'남자가~'로 성을 규정해 말하는 것을 '사람이' 혹은 '어른이' 등으로 상황에 따라 바꿔 써보자는 제안이 많았다.

'여자가 돼 가지고', '남자가 그러면 안 된다' 등의 말은 성차별적이라는 것이다.

명절 성차별 사례 톱5에서는 '명절에 여성만 하게 되는 상차림 등 가사분담'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3.3%의 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성별 고정관념을 제시하는 여자가~, 남자가~ 표현'(9.7%), '결혼을 권유하거나 화제로 삼는 결혼 간섭'(8.1%), '남성, 여성 따로 상을 차려 식사하는 남녀 분리 식사'(5.4%),'여성이 배제되는 제사문화'(4.6%) 등이 뒤를 이었다.

재단은 "여성은 할머니부터 손녀까지 여성만 부엌에 가있는 명절에 분노했고, 남성도 여성만 집안일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분위기를 개선하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