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경제포럼서 "한반도평화·극동인프라, 유라시아 번영에 직결"
"한·러 '9개 다리 행동계획' 협의 마쳐…빠른 시일 내 서명"


이낙연 국무총리는 12일 "동북아의 화약고였던 한반도가 평화와 공동번영의 발신지로서 동북아와 세계에 기여하게 되길 바라며, 흔들림 없이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에서 열린 '제4차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힌 데 이어 "한국 정부의 소망과 노력이 결실을 얻도록 지도자 여러분께서 더 강력히 지지하고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기조연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할트마긴 바툴가 몽골 대통령,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그리고 이 총리까지 모두 5명이 했다.
이총리 "한반도, 동북아 화약고서 공동번영 발신지로 전진"
이 총리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고 극동에 교통·물류 인프라가 구축돼야만 유라시아의 인적·물적 교류 기반이 완결될 수 있다"며 "지역 내 협력이 심화돼 언젠가 동북아 경제공동체가 조성된다면 유라시아 전체의 번영에 직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음 주 올해만도 세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2차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며 "이런 연쇄 대화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에 모종의 실질적 진전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또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한과 관련 국가들은 더 많은 지혜와 용기와 인내를 요구받게 됐다.

어떤 난관에도 평화를 포기할 수 없다"며 "남북한이 전쟁을 걱정하면서도 끝없이 대결하던 과거로 돌아가서도 안 되고, 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극동지역과 한반도가 '9개 다리'(9-bridge)로 맺어지고, ▲ 한국의 신북방정책 ▲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 중국의 일대일로 ▲ 몽골의 '발전의 길 이니셔티브' ▲ 일본의 '8대 분야 경제협력'이 조화롭게 추진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총리 "한반도, 동북아 화약고서 공동번영 발신지로 전진"
'9개 다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작년 9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시한 한·러시아 간 9개 핵심 협력 분야로, 조선과 항만, 북극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분야를 뜻한다.

이 총리는 이들 9개 분야에서 지난 1년간 '충분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조선·일자리·항만·북극항로는 비교적 단기간에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분야이기에 이 분야에서 먼저 성공사례를 만들어 협력의 경험과 신뢰를 축적하자"고 제안했다.

또, 한국과 러시아 양국 간 ▲ 농업·수산분야 새로운 협력방식 모색 ▲ 철도·전력·가스사업의 면밀한 대비 ▲ '9개 다리' 분야 이외 양질의 의료서비스 등 새로운 협력분야 발굴 ▲ 정부·기업·지자체·민간의 다양한 협의체 구축 등을 제안했다.

아울러 이 총리는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한국과 러시아 정부는 협력 방향을 포괄적으로 담은 '9개 다리 행동계획' 문안 협의를 마쳤다"며 "빠른 시일 안에 이 행동계획이 서명돼 다양한 투자 프로젝트가 발굴되고 체계적으로 이행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끝으로 "이번에는 서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비행기로 왔지만, 다음에는 기차로 오고 싶다"며 동북아 지도자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