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에게 "마스크 가져와라" 행적공개 뒤 비난 들끓어…'구속수사' 청원까지
환자에게 쏟아진 비난…서울시, 메르스회의 생중계 안하기로
서울시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대책 회의를 생중계(페북 라이브)하는 과정에서 메르스 확진자 A(61) 씨의 행적이 여과 없이 공개되면서 A씨 개인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정보공개에 나선 것은 바람직하지만, 정리되지 않은 확진자 관련 정보가 그대로 나가 혼란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결국 앞으로 메르스 회의 생중계를 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11일 밝혔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기자 설명회에서 메르스 관련 대책회의를 페이스북으로 생중계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고 답했다.

생중계 과정에서 일어난 정부와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선 "3년 전과 달리 정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서울시와 잘 소통하며 합리적 조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일요일인 9일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여 박원순 시장 주재로 열린 메르스 회의를 박 시장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생중계했다.

이 자리에서 확진자가 부인에게 "공항으로 마중 나올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말한 점이 최초로 공개돼 논란이 됐다.

서울시 역학조사관은 당시 "확진 환자 부인이 자가용으로 공항에 왔는데 막상 병원으로 이동할 때 부인과는 따로 리무진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후 확진자가 메르스 감염 가능성을 알면서 숨겼다는 비판 여론이 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A씨를 구속수사해야 한다는 등 비난하는 청원이 10건 이상 올라온 상태다.
환자에게 쏟아진 비난…서울시, 메르스회의 생중계 안하기로
논란이 커지자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 역학조사 중간결과를 발표하며 A씨 부인이 마스크를 쓰고 별도 차량으로 움직인 데 대해 "삼성서울병원에 있는 지인의 권고가 있었다"고 설명해야 했다.

리무진 택시를 확진자 혼자 이용한 이유에 대해선 "몸이 너무 불편해 누워서 갈 수 있는 넓은 밴형의 차를 불렀다"고 추가 설명했다.

택시로 병원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A씨는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A씨 대응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여러 정황상 그가 스스로 감염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만큼 공항 검역소에서 알렸다면 접촉자 수가 많이 줄어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웨이트가 '메르스 오염지역'에 포함되어 있지 않고, 설사 등 소화기 증상 위주인 A씨 증상이 일반적인 메르스 증상과 달랐기에 그가 감염 위험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A씨의 행적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사실 여부를 분명히 가려 서울시·정부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박 시장은 전날 밤 KBS 프로그램 '오늘밤 김제동'에 출연해 "환자분이 공항에서 나와 버스를 탔다든지, 지하철을 탄 게 아니고 본인이 택시를 이용해 병원으로 갔다"며 "접촉한 사람을 최소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의 이런 행동은) 아마 지난번 메르스의 교훈이 일반 시민에게도 영향을 미친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회의 생중계 계획은 당분간 없지만 질병관리본부와 공조해 국민이 추가로 궁금해하는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