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안전대책 없이 계속 추진하면 모든 방법 동원해 반대운동"
국토부, 김해신공항 원안 강행… 김해시 "원점 재검토하라"
국토교통부가 김해공항 확장(김해신공항) 때 소음 등이 우려되는 새 활주로를 기존 안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김해시와 의회, 시민단체 등이 강하게 반발하며 '원점 재검토'를 요구했다.

박유동 김해시 부시장은 6일 국외 출장 중인 허성곤 시장을 대신해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신공항 기본계획용역 중간 보고회에서 확인된 새 활주로 방향은 당초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서 제안한 계획과 같은 것"이라며 "김해시민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대단히 실망스럽고 위험한 결과"라고 밝혔다.

국토부가 그대로 추진하기로 한 새 활주로는 기존 활주로에서 북서쪽으로 김해 임호산과 내외동 중심 시가지를 향하는 '브이(V)자'형으로 소음과 안전문제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김해지역이 반발해왔다.

박 부시장은 "우리 시는 수차례에 걸쳐 대안으로 남쪽 11자 형(3∼4Km 후방) 및 동쪽 V자 활주로 검토를 요청했다"며 "국토부가 이런 간절한 뜻을 무시한 채 소음폭탄·안전폭탄이 될 수 있는 신활주로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해시민들은 현재 공항 소음만으로도 수십 년간 충분히 고통받고 있으며, 2002년 4월 15일 중국 민항기가 공항에서 4.6km 떨어진 돗대산에 충돌, 120명이 사망한 대형 참사를 잊지 못한다"며 "현재보다 소음피해는 6배 확대되고 시 최대 인구 밀집지역이 위험에 빠질 수 있는 건설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재차 확인했다.

박 부시장은 이어 "국토부는 소음피해 대안으로 이륙 시 15도 좌선회 비행절차를 제시했다가, 주촌 선천지구 등 대규모 신설아파트 단지가 저촉된다는 지적에 대해 22도 좌선회 비행절차를 제시했다"며 "그러나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장유내덕지구 도시개발구역 및 장유시가지로 피해 지역만 이동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또 남풍 때 항공기 착륙절차는 여전히 내외동 방향으로 저공비행에 따른 소음·안전문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해시는 이에 따라 시민의 요구를 외면하고, 실질적인 소음·안전대책 없이 김해 신공항건설을 계속 추진해 나간다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하게 반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에서 일방적인 신공항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없도록 대토론회 및 간담회 때 약속한 대로 시민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충분히 수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정부, 국회, 시의회, 학계,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주민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간담회, 토론회를 개최해 시가 제안한 대안이 받아들여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시의회도 조만간 국토부 입장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로 했다.

이광희 시의회 신공항특위위원장은 "현재 시의회 의장이 부재중이어서 오는 10일께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며 이젠 목숨을 걸고라도 국토부 안을 저지해야 한다"며 "신공항은 국책사업이므로 특히 지역 국회의원들이 책임을 지고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해신공항반대대책위 류경화 위원장도 "시가 강력한 의지를 보였으니 전 공무원이 삭발해서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며 "시민단체는 지금까지 해온 대로 시나 시의회, 국회의원 등과 보조를 맞춰 강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