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통신, 특사단 면담 보도…김정은 "전쟁공포 완전히 들어내자"
"정상회담 의제·일정 논의, 만족한 합의"…北, 구체 일정은 언급 안해
김정은, 비핵화 의지 확약… "핵무기·핵위협 없는 땅 만들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선반도(한반도)에서 무력충돌 위험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들어내고 이 땅을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며 자신의 의지"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다고 중앙통신은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을 위해 북과 남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특사단과 '북남(남북)관계를 계속 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데서 나서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허심탄회한 담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아울러 통신은 김 위원장과 특사단이 9월 중 예정된 평양 남북정상회담 관련 일정과 의제들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하고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특사단 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오전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김 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18∼20일 평양을 방문하기로 남북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접견 석상에서 김 위원장은 정 실장이 '정중히' 전달한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아 읽어봤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북남(남북)관계의 새로운 진전을 평가하면서 앞으로도 많은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며 우리 민족의 밝은 미래를 열어나가려는 굳센 의지를 피력한 훌륭한 친서'를 보내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대통령의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도) 민족 앞에 지닌 사명과 기대를 잊지 않고 힘껏 노력하여 우리 겨레에게 하루빨리 더 좋은 결실을 안겨줄 결심에 변함이 없다"면서 문 대통령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판문점 4·27 남북정상회담 후 남북 간에 다양한 실무 접촉이 이뤄지고 이산가족 상봉 개최, 군사회담,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사업 등이 잘 진척되고 있는 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새로운 평화의 궤도, 화해협력의 궤도에 확고히 들어선 북남관계를 계속 탈선 없이 곧바로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역사상 처음으로 열린 조미(북미) 수뇌상봉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바친 성심과 노고를 높이 평가하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특사단장인 정의용 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 5명인 특사단은 전날 '당일치기'로 방북해 김 위원장과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등을 만났다.

이번 면담에서 김 위원장이 자신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인하면서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 위험과 전쟁의 공포'를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종전선언 등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조치 필요성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비핵화 실현을 위해서는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 '첫 공정'으로서 종전선언 채택을 요구해 왔다.

이날 북한이 보도한 김 위원장과 특사단의 면담 내용에는 종전선언과 핵신고 등 북미가 교환할 비핵화·평화체제 협상의 초기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도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남북이 이번 특사단 방북을 통해 9월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합의했고,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확약해 교착된 한반도 정세에 동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한국 측이 미국에 전달할 김 위원장의 비핵화 관련 추가 메시지가 있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