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내교섭단체 연설을 한 데 이어 5일에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연설자로 나섰다. 민주당은 당대표가 연단에 선 반면 한국당은 원내대표가 연설대에 올랐다. 국회 교섭단체 연설은 20석이 넘는 의석수를 가진 정당의 대표자가 본회의 연단에 나와 각 당의 입법, 예산안 등 전략과 방향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자리다. 1년 중 2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 등 총 두 차례만 실시된다. 교섭단체 연설은 정당의 ‘당론’을 총 집대성한 정수이기 때문에 40여 분간 단독으로 언론의 조명을 받는다. 국회의원들에게는 ‘꿈의 무대’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연설에서는 각 당 대표 가운데 이해찬 민주당 대표만 연단에 오를 수 있다. 김병준 한국당 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연설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현역의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법에는 교섭단체 연설에 나설 수 있는 자격을 ‘교섭단체를 가진 정당을 대표하는 의원이나 교섭단체의 대표 의원’이라고 정의돼 있다. 즉 현역 국회의원이 아니면 교섭단체 연설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김 위원장과 손 대표는 원외 정치인으로 당대표가 됐다.

이 때문에 현역의원과 당대표를 겸하고 있는 이 대표만 교섭단체 대표연설의 기회를 얻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현역의원이지만 의석수가 20석에 못 미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의원 배지가 없는 원외 당대표는 최근 들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당은 올해 상반기까지 홍준표 대표 체제로 운영됐고, 바른미래당의 전신인 국민의당도 안철수 전 대표가 원외 신분으로 당을 이끈 바 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