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장 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태호 일자리수석,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장 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청와대가 최근의 고용·분배지표 악화에 대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수정하기보다는 오히려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26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의 고용·가계소득 지표는 소득주도성장 포기가 아니라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라고 역설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5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 영상 축사를 통해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 기조로 가고 있다”며 “취업자 수와 고용률, 상용 근로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 등 전체적으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장 실장의 발언은 최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논란과 함께 정책의 수정 및 포기를 줄기차게 요구하는 야권 등의 주장을 정치 공세로 판단,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장 실장은 “최근 일자리·가계소득 통계가 악화하면서 모든 게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라는 비판과 함께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중심 성장정책만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없고 양극화 고통을 가져온 과거 방식을 되풀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신임 민주당 대표도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을 도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가 조화를 이루는 노동적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며 청와대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일자리가 급감하고 소득 양극화가 사상 최악인데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대통령의 인식은 국민의 고통만 가중시킨다”고 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