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임명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55)는 외교안보 분야에 정통한 보수 성향 인사다. 백악관과 상·하원을 두루 거치면서 미국의 대외 정책을 다뤘으며 포드자동차의 국제담당 부회장을 맡고 있다.

외교안보를 두루 경험한 사업가 출신인 비건 대표를 임명한 것은 직업 외교관 출신들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맡아왔던 그간의 관행을 깬 파격적 기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건 특별대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1기 행정부(2001~2005)에서 당시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보좌하며 NSC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빌 프리스트 전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국가안보 보좌관, 2008년 대선에서는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의 외교 자문역을 맡았다. 미 상·하원의 외교위원회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라이스 전 국무장관이 비건 대표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지난 2월 말 은퇴를 선언한 조셉 윤 전 특별대표의 후임으로, 앞으로 미·북 실무협상을 총괄할 예정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소개를 받은 뒤 “이슈들이 쉽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험난할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강조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24일 비건 대표에 대해 “인상적인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폼페이오 장관이 요구한 일을 잘 해낼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는 대북 분야 경력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비건 대표는 포드차에서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상당한 시간을 보냈다. 전 세계에 걸쳐 협상을 해왔고 이번 (대북협상) 업무에도 기술과 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훌륭한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