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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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 중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할 때 내가 먼저 리룡남 북한 내각부총리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고 말했다.

전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그랬다는 얘기다. 이 총리는 전날 개막식에 참석하기 직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주선으로 리 부총리와 함께 10분 남짓 '3자 회동'을 했고, 개막식에서도 리 부총리와 나란히 앉아 관람했다.

이 총리는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입장 때 관람객들이 선수들이 아니라 우리 둘을 쳐다보고 사진을 찍더라. 내가 리 부총리의 손을 잡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총리는 셰이크 아흐마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의장이 개막연설에서 남북공동 입장과 단일팀 구성에 대해 역사적인 일이라고 언급하자, 다시 한 번 리 부총리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아시안게임에서 남북 선수단이 공동 입장한 것은 이번이 5번째고, 남북단일팀을 구성한 것은 처음이다.

대한민국 총리가 아시안게임에 참석한 것 또한 처음이다. 이 총리는 개막식이 진행되는 동안 리 부총리와 귓속말도 하고 종종 대화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 통역과 북한 통역이 옆에서 (인도네시아어를) 동시에 통역하길래 '통역이 한 사람만 있어도 되겠다'고 말해서 북한 측에서만 통역하도록 했다"고 웃으며 일화를 소개했다. 리 부총리에게 "또 봅시다. 내일 조심히 가십시오"라는 인사를 했다고 이 총리는 밝혔다.

리 부총리는 북한의 9명의 내각부총리 중 한 명이다. 리 부총리가 자카르타를 일찍 떠남에 따라 20일 인도팀을 상대로 한 여자농구 남북단일팀 경기는 이 총리만 참석해 응원할 예정이다.

이 총리는 개막식 관람 소감을 묻자 "평창동계올림픽은 긴장의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통풍구 역할을 했다"며 "하계 아시안게임에서의 남북 공동입장과 3개 종목 단일팀 출전이 평화과정에 좀 더 의미 있는 기여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일들이 축적되면, 평화정착의 밑거름이 쌓여가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