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나란히 지난해 5월 정권 교체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민연금 개편안 논란 등이 지지층의 이탈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호남·진보 지지층도 이탈… 문 대통령 지지율 55%로 하락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3~14일 전국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작년 5월10일 취임 후 최저치인 55.6%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55.6%(부정평가 39.1%)를 기록했다. 6·12 미·북 정상회담 직후인 6월 둘째주 지지율(75.9%) 대비 20.3%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연금 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8세로 늦추는 내용의 국민연금재정계산·제도발전위원회의 개편안 논란이 직격탄이었다. 60대 이상의 문 재통령 지지율은 48.1%에서 40.5%로 7.6%포인트 하락했다. 국민연금 논란이 확산되자 문 대통령은 13일 “국민의 동의와 사회적 합의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국민연금 개편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자신이 진보 성향이라고 밝힌 응답자 사이에서도 지지율이 지난주(81.5%) 대비 5.1%포인트(76.4%) 떨어졌다. 민주당 내부에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 등 시민단체와 진보층이 반대하는 규제개혁 문제에 문 대통령이 적극 목소리를 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호남지역 지지율도 7.2%포인트 하락해 처음으로 60%대(68.9%)를 기록했다.

일자리 감소와 함께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산·울산·경남지역의 지지율도 하락 추세다. 지난주 이 지역에서 지지율은 6.2%포인트 떨어졌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이른바 밴드웨건(대중의 유행이나 흐름에 따라 결정하는 현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6%포인트 하락한 37.0%로 집계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었던 작년 1월4주차 이후 19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당 대표 후보의 네거티브 공방과 경제 문제에 대한 전략 부재 등에 실망한 지지층이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한국당은 0.9%포인트 오른 20.1%를 기록했다. 올 4월 4주차(21.1%) 후 처음으로 20%대에 올라섰다. 정의당은 13.3%, 바른미래당은 7.7%, 민주평화당은 2.7%의 지지율을 보였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