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위반을 도운 중국과 러시아 등의 해운 관련 기업 등에 대한 제재를 부과했다.

재무부는 이날 '해운업과 북한의 유엔 안보리 제재위반의 다른 조력자들을 겨냥한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유엔 및 미국의 현행 제재 이행 차원에서 법인 3곳과 개인 1명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다롄 선 문 스타 국제 물류 무역' 주식회사와 싱가포르 자회사인 신에스엠에스, 러시아에 있는 프로피넷 주식회사 및 이 회사 사장인 러시아 국적의 바실리 콜차노프가 제재 대상이었다.

다롄 선 문 스타 국제 물류 무역과 신에스엠에스는 위조된 선적 문서를 이용해 주류와 담배, 담배 관련 제품의 수출을 포함, 불법적 대북 거래 및 수출을 하는데 협력한 곳들이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북한 내 불법적 담배 교역은 순익 기준 연간 10억달러 규모로, 신에스엠에스는 대북 수출 및 중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산 제품의 무역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 회사 직원은 화물들을 중국 다롄을 경유, 남포로 보냄으로써 해상 규제를 피하는 방법에 대한 정보도 제공했다는 게 재무부의 설명이다.

러시아의 프로피넷은 항만 서비스 회사로, 나홋카, 보스토치니, 블라디보스토크, 슬라비얀카 등 러시아 항만에서 최소 6차례 이상 북한 선적에 하역과 연료충전, 출발 일정 결정 등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이들이 항만서비스를 제공한 북한 선박에는 수천 메트릭톤(mt)의 정제유를 운반한 천명 1호, 례성강 1호 등 제재 대상 선박도 포함됐다. 석유 관련 대북제재 사실을 인지한 후에도 북한 선적에 대한 연료충전 서비스를 계속했다는 것이다.

콜차노프 사장은 개인적으로 북한 관련 거래에 관여했으며 러시아에 있는 북측 대리인들과도 '내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재에 따라 이들 법인과 개인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민이 이들과 거래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이번 조치는 북한과 재화 및 용역을 거래하는 어떤 개인이나 기업의 자산도 미국 정부가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등을 담은 행정명령 13810호에 따른 것으로, 북한을 대신해 불법적 운송을 돕는 데 관여된 인사를 겨냥했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또한 유엔 안보리의 결정에 부응해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파괴무기(WMD) 프로그램 및 활동에 쓰일 수 있는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한 미국의 계속되는 헌신을 더욱 강화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 관련 분야를 겨냥한 이번 조치는 북핵 개발 자금의 주요 조달 통로로 지목돼온 북한의 해상 무역을 봉쇄, 북한의 돈줄을 끊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관련 독자제재는 지난 3일 이후 12일 만으로, 재무부는 당시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 북한인 1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가한 바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