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14일(현지시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나는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믿는다”고 적었다.

미·북은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비밀리에 실무 접촉을 재개하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문제와 북한의 비핵화 조치, 종전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북은 이번주 추가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간 사전 실무 협상이 잘 풀린다면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도 긍정적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전문가들도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북한 비핵화에 대해 진전된 결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다. 그간 미·북은 종전 선언, 비핵화 조치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여왔으나, 양측 모두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 북한이 미국이 요구하는 핵물질과 시설 등의 리스트를 신고하고 사찰 범위 등을 구체화한다면 미국도 종전 선언을 허용하는 방식의 ‘빅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내달 평양에서 열기로 합의한 3차 남북한 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북이 이번에 협상에 성공하면 9월 하순 열리는 유엔총회에 김정은이 참석하고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하게 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9월 중순 평양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간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종전 선언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다면 유엔 무대에서 남북과 함께 미·중 4개국이 참여하는 종전 선언이 선포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미·북 간 빅딜론은 김정은으로선 유엔총회 연설로 국제무대에 지도자로 데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11월6일 중간선거 전에 이벤트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종전 선언과 관련해 “평화체제를 지지하지만, 우리의 주된 초점은 한반도 비핵화에 있다”는 선 비핵화 조치가 우선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북한이 요구하는 종전 선언을 위해서는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