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팬카페인 ‘젠틀재인’이 김진표 의원을 공개 지지하고 나서 주목된다.
문 대통령 팬카페 "김진표 지지"… 민주당 全大 변수되나
회원 수만 6만 명이 넘는 이 카페는 지난 9일 ‘젠틀재인은 김진표 당대표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공식 지지 선언을 했다. 젠틀재인 측은 “모 지사와 가장 연관성이 적고 나아가 모 지사를 두둔하지 않는 김 후보를 지지한다”며 “그것이 젠틀재인의 정체성”이라고 강조했다.

모 지사로 표현했지만 이재명 경기지사를 칭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 의원은 당 대표 후보 경선이 본격화된 직후부터 조폭 연루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이 지사를 겨냥해 “대통령과 당 지지율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사실상 자진 탈당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이 지사에게 거부감을 가진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포섭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당내 일부에서는 “점잖은 이미지인 김 의원답지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해찬 의원 역시 “아무 결과도 없는데 누구는 탈당해야 하고 누구는 보호해야 (한다고) 하는 것은 당 대표로서 할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지사에게 거부감이 큰 일부 열성 문 대통령 지지층에는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젠틀재인 측은 이 지사와 각을 세운 김 의원을 향해 “문 대통령이 지키려고 노력한 당의 시스템 공천을 끝까지 지켜달라”며 “민주당에 또다시 ‘비문반문’들의 헤쳐 모여로 제2, 제3의 안철수가 나오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오는 25일 예정인 전당대회 일정이 반환점을 돌면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이해찬 의원을 향한 송영길·김진표 의원의 공세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1강(이해찬) 2중(송영길·김진표)’ 구도를 보이고 있다.

10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전국 성인남녀 20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2%포인트)에 따르면 응답자의 31.8%가 이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22.4%)과 송 의원(21.6%)은 오차범위에서 초접전을 벌였다.

민주당 당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이 의원(37.8%), 김 의원(28.3%), 송 의원(22.9%) 순이었다. 하지만 민주당 경선은 여론조사에서 앞선다고 당선을 자신할 수 없다. 일반 당원을 포함한 국민 대상 여론조사 비중은 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의원이 45%로 비중이 가장 크고, 회비를 내는 권리당원 의견을 40% 반영한다.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심이 당락의 키를 쥐고 있는 셈이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