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수원 노조 만난 김병준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9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있는 경북 경주를 방문해 한수원 노동조합원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수원 노조 만난 김병준 > 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9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있는 경북 경주를 방문해 한수원 노동조합원들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여름철 전기수요 급증에 따른 탈(脫)원자력 기조 비판여론, 북한산 석탄의 국내 반입의혹 등을 고리로 대여(對與)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 공세에서 조준점을 옮겨 겨냥하는 모양새다.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가 있는 경북 경주를 방문해 노동조합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정 지도자나 국정 집단의 논리에 따라 전력수요 예측이 왜곡된 점이 있지 않나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감안하지 않고 에너지 수급계획을 짠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한국당은 ‘4·27 남북한 정상회담’ 이후 한동안 꺼내지 않은 안보 공세도 다시 펴고 있다. 북한산 석탄 국내 반입의혹이 계기가 됐다. 정부가 북한산 석탄인 것을 알면서 반입을 묵인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어겼다는 것이 한국당 주장이다.

조현 외교부 2차관 등 정부 관계자들은 이날 국회를 찾아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유기준 당 북한 석탄수입의혹규명 특별위원장 등을 면담했다. 조 차관은 비공개 면담에서 “수입 업자의 일탈행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해 정부 측 묵인 가능성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북한산 석탄을 쓴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기업이 대북제재 결의를 어긴 제3국 기업·은행에도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한국당 지적도 반박했다. 조 차관은 “정부부처 간 협의로는 이것은 그런(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장은 지난 5일과 6일 두 차례 보도자료를 내고, 해양수산부의 선박 입출항 기록을 근거로 들며 북한 석탄을 실은 이력이 있는 선박이 대북제재 후에도 수시로 국내에 입항했다고 제기했다. 한국 정부의 외국 선박 입출항 관리의 허술함을 지적한 것이다. 조 차관은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선박을 3척 억류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당은 외교당국의 이 같은 해명에도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김 원내대표는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정조사를 통해 북한산 석탄의 사실 확인에 우리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인 이유에 대해 반드시 진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