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권주자 3인, 제주서 첫 유세 대결
송영길·김진표, '이해찬 협공·견제'…이해찬 "수구보수, 우리 분열 기다려"
최고위원 후보도 메시지 경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나선 송영길(55)·김진표(71)·이해찬(66) 후보(기호순)의 당권을 향한 '유세 대결'의 막이 올랐다.

민주당이 오는 18일까지 전당대회 합동연설회를 겸해 시·도당 대의원대회를 개최키로 한 가운데 3일 오후 제주 퍼시픽 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제주도당 대의원대회가 첫 무대였다.

앞으로의 펼쳐질 열띤 경쟁을 예고하듯 이날 제주도당 대의원대회는 각 후보 지지자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특히 초반 판세가 '1강(이해찬)·2중(송영길·김진표)'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송영길·김진표 후보는 이해찬 후보를 향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분열 방지를 위한 원팀 협력을 제안하며 여유를 보였다.

세 후보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송 후보는 "저는 1963년생"이라면서 "선후배를 잘 통합하고 영호남을 통합시키고 친문(친문재인)과 비문을 통합시켜 원팀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세대교체론'을 재부각했다.

이어 "이명박·박근혜정부 9년간 역사가 거꾸로 갔고 특히 4·3 사건(진상규명)이 완전히 중단됐다"면서 "역사가 거꾸로 가고 완전히 도둑놈들에게 나라를 맡겼다는 반성에 촛불을 들었다"면서 적폐청산 의지를 강조했다.

김 후보는 "침체된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2020년 총선도, 문재인정부의 성공도 없다"면서 경제 당대표의 강점을 강조한 뒤 "개혁입법을 위해서는 야당과 전략적 협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당 대표가 여야 충돌의 빌미만 제공하고 싸움꾼으로만 비치면 어떻게 되겠느냐"면서 "싸움을 잘하는 당대표는 야당 대표고, 저는 여당 대표로서 성과를 만들겠다"며 선명성을 강조한 이 후보를 겨냥했다.

이 후보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극우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불과 2∼3년 만에 허물어지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면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려면 최소 4번 정도 연속 집권해야 한다"며 20년 집권론을 재강조했다.

또 "수구 보수세력은 우리의 분열과 갈등을 기다리고 있으나 저는 그럴 수 없다"면서 "세 사람 중 대표가 된 사람을 나머지 두 사람이 돕자"면서 '원팀' 제안을 했다.
송영길 "선후배 통합", 김진표 "싸움꾼 안돼", 이해찬 "원팀 제안"
앞서 추미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분열하지 않고 하나였을 때 우리는 해낼 수 있었다"면서 "누가 유능한지 능력, 책임감, 열정을 가늠해서 뽑아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

그래야만 선거가 끝난 뒤에도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며 단합을 강조했다.

행사에서는 8명의 최고위원 후보도 연설을 통해 문재인정부의 성공 지원, 4·3사건의 완전한 해결, 자치분권 강화 등을 약속하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충남 논산시장인 황명선 후보는 연설에서 "제가 자치분권 대표 후보"라고 밝혔으며, 남인순 후보는 "혁신을 담대하게 이끌고 나갈 수 있는 적임자는 저 남인순"이라고 말했다.

또 설훈 후보는 "완전한 4·3 문제 해결을 돕겠다"고, 박정 후보는 "제주에서 남북 정상이 만나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그것이 4·3의 아픈 상처를 말끔히 씻어내는 것"이라고 각각 밝혔다.

박광온 후보는 "제주도민을 자랑스럽고 성공한 국민으로 모시겠다.

그 첫 번째 길은 대통령을 성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유승희 후보는 "싸움닭 유승희가 적폐를 확실히 정리하면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후보는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그를 통한 우리 사회의 새로운 방향 전환에 제가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고, 김해영 후보는 "청년 정치인을 발굴하고 육성해나가는 시스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제주도당 대의원대회는 시작 전부터 행사장 입구에서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별로 10여 명씩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 외치기 경쟁을 벌이는 등 열띤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특히 행사장에 250석의 자리가 마련됐지만, 500명에 가까운 지지자들이 몰려 복도까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폭염 속에서도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연신 부채질을 하고 손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도 지지하는 후보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큰 소리로 이름을 연호하고 박수를 보내며 호응했다.

다만 최고위원 후보 연설이 시작된 이후에는 적지 않은 사람이 빠져나가 막판에는 다소 썰렁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