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무사령관에 남영신 중장 임명…창설준비단 신속 구성 지시
기무사 댓글공작·계엄령 등 불법행위 관련자 원대복귀도 지시
靑 "기무사, 사령부 형태로 남겠지만 이름은 바뀔 것"
문대통령 기무사령관 교체…"기무사 근본적 재편해 새 사령부로"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국군기무사령부 개혁과 관련, 새 기무사령관에 육군 특전사령관인 남영신 중장을 임명했다.

박근혜정부 때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검토' 문건이 공개되며 기무사 개혁 여론이 높아진 가운데 문 대통령이 현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사실상 경질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재편해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고 지시하는 등 기무사 개혁에 고삐를 죄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문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발표했다.

윤 수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남 신임 사령관을 임명했다.

학군(ROTC) 23기 출신인 남 신임 사령관은 제7공수여단장, 육군 제2작전사령부 동원전력처장, 학생중앙군사학교 교수부장, 육군 제3사단장과 특전사령관 등을 거쳤다.

윤 수석은 "남 신임 사령관은 특수전 및 야전작전 전문가로, 폭넓은 식견과 전문성, 조직관리 능력을 갖췄다"며 "솔선수범하고 합리적 성품으로 상하 모두에게 신망을 받는 장군이며, 기무사 개혁을 주도하고 추진할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기무사령관 전격 교체는 흐트러진 군 기강을 바로잡고 송영무 장관과 새로운 기무사령관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기무사 개혁 동력을 살려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 제기된 송 장관에 대한 경질설이 자연스럽게 정리될지 주목된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송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지금 언급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이 휴가 중이고, 송 장관 역시 해외 출장 중인 것으로 안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고, 새롭게 기무사가 개혁돼야 하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새 인물을 임명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기무사령관 교체가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연출된 '하극상 논란'의 중심인 이석구 기무사령관에 대한 경질성 인사인지에 대해 "여러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니 그에 따라 판단이 될 일이고, 현재 이렇다저렇다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만 답했다.

문 대통령은 휴가 중임에도 국가안보실을 통해 '기무사 개혁위원회 개혁안'과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안'을 모두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 대통령은 개혁안을 검토한 뒤 기무사의 전면적이고 신속한 개혁을 위해 현재의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재편해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도록 지시했다고 윤 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사령부 창설준비단 구성'과 '사령부 설치의 근거 규정인 대통령령 제정'의 신속한 추진도 함께 지시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한다'는 것은 한자로 표현하면 '해편'(解編)이라고 한다.

이전 기무사령부와는 다른 새로운 기무사령부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사령부의 형태로 남긴 하겠지만, 이름은 바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새 기무사령관에게 "기무사 댓글공작 사건, 세월호 민간인 사찰, 그리고 계엄령 문건 작성 등 불법행위 관련자를 원대복귀시키라"라는 지시를 했다고 윤 수석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기무사 내에 신속하게 비군인 감찰실장을 임명해 조직 내부의 불법과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개혁안을 도출한 기무사 개혁위원회 장영달 위원장 및 위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구체적인 기무사 개혁 방향은 국방부가 공개할 것"이라며 미흡한 부분이 있을 경우 기무사령 개정 및 새롭게 기무사의 역할을 규정할 때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