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월 30일 오전 서울 이한열기념관에서 국군기무사령부 조직 구조 및 사찰 방식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7월 30일 오전 서울 이한열기념관에서 국군기무사령부 조직 구조 및 사찰 방식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자신의 성 정체성을 문제삼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발언에 "공당 대표 입에서 나온 소리가 아닌 시정잡배 소리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임 소장을 겨냥해 “성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데 군 개혁을 주도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임 소장은 오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원내대표는 ‘성 정체성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한국이 선진국이라면 원내대표를 그만둬야 한다"면서 "공당의 원내대표 입에서 나온 소리인지 시정잡배가 한 소리인지 믿기지 않았다. 한국당이 보수가 아니라 극우로 가겠다는 커밍아웃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에 한국당은 1일 다시금 대변인 논평을 내고 '성 정체성이 군 개혁에 문제가 되는 이유'를 강조하고 나섰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7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7월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홍지만 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군 인권과 관련된 민간단체의 한 소장이 자신의 성 정체성향이 군 개혁과 무슨 상관이냐며 막말에 가까운 반발을 했다"면서 "자신의 민감한 부분이 꼬집힌데 대한 자연스런 반응으로 우리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동성애자가 무슨 군 개혁 운운하느냐고 한 것은 개인의 성적 취향을 왈가왈부한 게 아니다"라며 "그가 개인 영역에서 뭘 하건 상관 안 한다. 전쟁을 대비하는 위험에 가득찬 군대를 성정체성과 관련된 시각으로 재단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것이다. 군을 제대로 안다고 할 수 없는 그가 제한적, 편파적 지식만으로 군을 때리고, 인기몰이를 하며, 성정체성에 대한 일각의 동정과 결합해 군 변화의 동력으로 잘못 동원될 위험성을 공당인 우리는 방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홍 대변인은 그러면서 "거창한 양심도 아니고 성적 취향을 이유로 한 병역 기피자 이었다는 점도 문제다. 그에겐 군에 대한 거부적 시각이 자연스레 박혀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이 군 개혁을 운운하는데 대해 늘 안보를 걱정하는 우리당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기무사 개혁 같은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동성애자인권연대 대표를 역임했던 임 소장은 지난 2004년 군대내 동성애 행위를 처벌하는 군형법 92조 계간조항, 동성애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하는 징병 신체검사에 저항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하고 구속됐다.

출소 후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사업인 군인권실태조사 등에 관한 연구조사에 참여한 임 소장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 60여개 부대를 방문하면서 군대 안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부조리와 인권침해 상황들을 인식하게 되면서 2009년 12월 군인권센터 개소를 주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