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정부가 오는 10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새로운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5월 한국에서 발족된 ‘한·일 문화·인적교류 태스크포스(TF)’와 일본에서 곧 출범할 ‘일·한 문화교류 전문가 모임’의 제언을 바탕으로 양국 정부가 새로운 공동선언 채택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 새로운 공동선언 작성을 계속 요청해 왔으며, 일본 정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한국과의 공조를 중시하고 있어 공동선언 발표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도통신은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을 요청했다”며 “방일이 성사되면 두 정상이 공동선언을 함께 발표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은 1998년 10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당시 일본 총리가 채택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의미한다. 이 선언은 양국의 미래지향적 관계를 중시하고 오부치 총리가 과거사를 사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부치 총리는 당시 “식민지배로 인해 한국민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안겨줬다는 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국 간 역사문제 갈등 등 다양한 변수가 있어 새로운 공동선언이 발표될지는 미지수다. 교도통신은 “(위안부 합의 등) 역사문제에 대한 양국 간 인식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공동선언이 추진될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일 양국 정부는 올해 10월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을 계기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더 발전시켜나간다는 공감대 아래 관련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방안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