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막차 1시간 앞당기면 비용도 감축"
'24시간 불금열차'가 '심야버스'로 발전… 2호선 순환노선 구상
매주 금요일마다 24시간 운행하는 '올빼미 지하철'이 있다면 어떨까?

지하철과 버스를 연계해 24시간 대중교통체계를 만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아이디어는 '불금열차'에서 출발했다.

교통공사는 2016년부터 건대 입구, 논현, 고속버스터미널, 가산디지털단지 등을 지나는 지하철 7호선을 대상으로 24시간 운행을 검토했다.

지하철 막차를 놓칠까 봐 마음을 졸인 경험이 한 번쯤은 있는 시민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경제적 타당성 분석 결과가 발목을 잡았다.

24시간 운행에 필요한 비용 대비 수익성 예상치가 크게 떨어졌다.

심야나 새벽에 출퇴근하는 서민들에게 값싸고 안전한 교통수단을 제공한다는 '교통 복지'를 내세운다 해도 안전이 문제였다.

24시간 지하철이 다니면 철로와 시설물 점검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서다.

지하철 24시간 운행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요구는 꾸준했다.

올해 4월에는 국민들이 직접 예산 사업을 제안하는 기획재정부의 '국민참여예산' 안건으로 접수되기도 했다.

이에 교통공사는 지하철이 끊긴 심야에 지하철 노선을 따라 다니는 심야버스 구상을 시작했다.

서울시가 2014년부터 올빼미 버스 70대를 9개 노선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종로·광화문 중심으로 퍼져 있어 노선이 촘촘하지는 않다.

이런 올빼미 버스도 이용자가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24시간 불금열차'가 '심야버스'로 발전… 2호선 순환노선 구상
교통공사는 우선 지하철 2호선 노선을 따라 심야버스를 시범 운영해보겠다는 제안을 서울시에 할 계획이다.

2호선 지하철역에서 매번 멈추는 버스의 정거장 수는 40개, 전체 노선은 58.4km다.

자정부터 새벽 5시 30분까지 20∼30분 간격으로 버스를 운행하면 15대 정도로 승객 수요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게 교통공사의 분석이다.

심야버스 운행은 적자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2호선 막차 운행 시간을 새벽 1시에서 자정으로 1시간 앞당기면 연간 20억원 이상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24일 "심야버스 운행으로 지하철 막차 운행 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시설물 점검, 작업 시간을 확보해 지하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며 "시내버스 업계에 거부감이 있다면 심야버스 운영을 기존 버스 사업자에게 위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한 기관이 다양한 교통수단을 운영하며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일원적인 교통 서비스를 하는 게 화두"라며 "교통요금을 한 번만 지불하면 자전거, 지하철, 버스 등이 물 흐르듯 연결되는 대중교통 시스템을 만들면 자동차 운행량이 감소해 미세먼지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