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경제·조직지도부장, 총리 등 내각 일부 물갈이 될수도
질책 쏟아낸 김정은… 노동당·내각 일부 간부 문책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함경북도의 경제현장을 시찰하면서 내각 고위간부와 노동당 경제담당 부서 간부들을 직접 겨냥한 질책을 쏟아내면서 이들에 대한 문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17일 김 위원장이 함북 청진시와 경성군 일대 경제현장을 둘러보는 과정에서 불만과 분노를 가감없이 드러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정황으로 볼 때 불시 점검으로 보이는 이번 시찰에서 김 위원장은 경제현장을 날 것 그대로 보고 현지의 여론을 듣고서 이런 반응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경제건설을 최우선시하는 김 위원장으로선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려는 목적으로 기습 점검을 하고 현장 노동자는 물론 현지 간부, 그리고 중앙 간부를 싸잡아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양상이다.

김 위원장이 어랑천발전소 건설현장을 둘러보며 "내각에서 몇 년째 어랑천발전소 건설을 다그쳐 끝내기 위한 결정적 대책을 반영한 보고서가 없기 때문에 벼르고 벼르다 오늘 직접 나와보았다"고 말한 데서도 이런 분위기가 읽힌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내각의 책임일꾼들이 (발전소의) 팔향언제(댐) 건설장에 최근 몇 해간 한 번도 나와보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으시고 대단히 격노하시었다"고 전해 눈길을 끈다.

통상 북한에서 내각의 '책임일꾼'은 총리와 부총리, 그리고 장관급인 상 등을 지칭한다.

김 위원장은 내각 책임일꾼들이 "무책임하고 무능력하다", "준공식 때만 얼굴을 들이미는 뻔뻔스러운 행태가 더더욱 괘씸하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이로 볼 때 박봉주 내각 총리가 일차적인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발전소 건설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박 훈 건설건재공업상, 김만수 전력공업상 등도 검열과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건설건재공업상 출신인 동정호 부총리도 연대 책임을 질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발전소 건설현장에서 "당중앙위원회 경제부와 조직지도부 해당 지도과들도 문제가 있다"고 했다.

현재 노동당 경제담당 부위원장 겸 경제부장은 오수용이다.

오수용은 2010년부터 4년간 함경북도 당 책임비서를 지냈던 만큼 함경북도의 '한심한' 상황에 대해 소명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청진가방공장을 시찰한 자리에서 "공장 건설 당시 도당 위원장 사업을 하였던 일꾼과 도들의 가방공장 건설 사업을 올바로 장악·지도하지 못한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들의 사업을 전면 검토하고 엄중히 문책하고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청진가방공장은 2016년 초 완공된 것으로 북한 매체에서 확인되고 있다.

당시 함경북도 당 위원장은 전승훈이었다.

또 김 위원장이 지적한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는 노동당 경공업부다.

따라서 안정수 노동당 경공업 담당 부위원장 겸 경공업부장도 문책과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김 위원장이 청진가방공장에서 함경북도 당 간부들을 향해 "당의 방침을 접수하고 집행하는 태도가 매우 틀려먹었다"고 지적함에 따라 지난해 10월 부임한 리히용 함경북도 당 위원장도 비판을 피해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장철운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요즘은 북한에서 간부들이 잘못했다고 마구 숙청하는 분위기는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그래도 최고지도자의 엄한 질책이 나온 만큼 관련된 간부들이 처벌이나 문책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