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국회의원인데 당이 뭘 하는지 알 수 없어요. 굉장히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1일 더불어민주당 내 정책연구모임인 더좋은미래가 ‘전당대회 의미와 과제’를 주제로 한 집담회에서 당 운영과 관련한 비판이 쏟아졌다. 신동근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압승했지만 이제 빠질 일만 남았다는 불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등에 업은 높은 당 지지율, 지방선거 압승이란 전례없는 호(好)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의원들은 자신이 속한 정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강훈식 의원은 “차기 지도부에 바라는 건 사상과 가치의 측면에서 진보성 강화에 방점을 찍어 달라는 것”이라며 “우리는 보수도 중도정당도 아니고 진보적 개혁 정당”이라며 “진보정당으로 당의 선명성을 제대로 부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남북 평화, 성 평등, 난민 문제 등이 닥쳤을 때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선거에서 후보는 민주당을 찍지만 정당을 지지하는 비례투표는 정의당을 찍겠다는 말도 있었다”며 “우리들의 노선과 가치의 방향에서 진보성과 선명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관해서는 “당의 입장을 정리해 끌고 나가기보다는 논의가 충분히 되지 못한 게 아쉽다”고 했다.

남인순 의원은 당의 감수성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남 의원은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신지예 녹색당 후보 사례를 거론하며 “2030세대가 민주당을 나중에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선의 우상호 의원은 “대통령과 청와대만 바쁘고 당은 한가하다는 얘기가 당의 현주소”라고 푸념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이 바빠져야 한다”며 “의원들이 의총에서 발언을 안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