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40여 일간의 공전 끝에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7월 국회 일정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여야가 40여 일간의 공전 끝에 국회를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7월 국회 일정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여야가 10일 후반기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에 합의하면서 입법부 공백 사태가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5월30일 전반기 2년 국회 일정이 끝났음에도 여야의 협상 지연으로 국회는 41일 동안 ‘개점 휴업’ 상태였다.

◆의석수 따라 8·7·2·1 비율로 상임위 배분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관영 바른미래당, 장병완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등 4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은 이날 국회에서 20대 후반기 원구성 협상안에 최종 합의했다.

국회 원구성, 41일 만에 '지각 타결'… 법사위-한국당, 운영위-민주당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은 ‘원내 의석수 비례원칙’을 따랐다. 국회의장은 제1당인 민주당이, 국회부의장 2명은 원내 2, 3당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맡는다. 총 18개인 상임위원회는 민주당이 8곳, 한국당 7곳, 바른미래당 2곳, 평화와 정의가 1곳씩 나눠 맡는다. 특히 관심이 쏠렸던 운영위와 법사위는 관례대로 여당인 민주당이 운영위를, 제1야당인 한국당이 법사위를 맡는 쪽으로 정리됐다.

민주당은 협상을 통해 가장 많은 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확보했다. 새로 얻은 운영위는 청와대를 피감사기관으로 두고 있어 야당의 견제를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기획재정위, 정무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와 국방 관련 상임위도 가져갔다.

한국당도 지난 재·보궐선거를 통해 줄어든 의석과 교섭단체 정당 증가 등 여러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법사위원장을 비롯해 7개 위원장 자리를 얻어내는 등 선방했다. 특히 지역구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확보의 핵심 교두보로 통하는 국토위와 내년도 국가 본예산 심사를 담당하는 예산결산특위도 확보했다.

반면 바른미래당은 교육위와 정보위를, 평화와 정의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를 각각 가져오는 데 그쳤다.

◆상임위 쪼개기 ‘꼼수’ 비판도

이번 원구성 협상을 통해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교육위와 문화체육관광위로 쪼개지게 됐다. 교문위는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두 개 정부 부처를 모두 관장하고, 많은 이슈를 다뤄야 해 법안 심사뿐 아니라 국정감사에서도 부실 논란이 이어졌다. 그동안에는 ‘상임위원장 자리 늘리기’라는 비판을 의식해 상임위를 나누지 못했다.

여야는 이 같은 비판을 피하기 위해 윤리특위를 비상설 특위로 변경해 상설 상임위 총수를 기존과 같은 18개로 맞췄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여야가 머리를 맞대 짜낸 묘안”이라고 평가했다.

국회는 오는 16일 본회의에서 이 같은 여야 합의안을 바탕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하고 같은 날 교문위 분할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키로 했다. 분할된 교육위원장과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은 26일 선출한다. 상임위 정수 및 법안심사소위원장 배정은 후속 실무협상에서 정하기로 했다.

원구성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법사위의 월권(본회의 상정 전 다른 상임위 법안 최종 심의 권한) 방지 문제는 국회 운영위 산하 국회운영개선소위에서 다루기로 했다. 민주당이 한국당이 법사위원장을 넘겨주는 대신 전제를 단 조건이었다. 소위에서는 법사위 등 효율적인 상임위 활동에 관한 제도 개선 등을 논의키로 했다.

여야는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를 13일에 열고 26일에는 국회법 개정 등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지난 9일로 1차 시한을 넘긴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9일 열기로 했다. 대통령이 추천한 대법관 후보자 3명의 인사청문회는 23일부터 3일간 한다.

박종필/박재원/배정철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