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가루공장·감자농장·건설현장 등 둘러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양강도 삼지연군의 생산현장과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백두산 지역의 생태환경 보존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동지께서 삼지연군 안의 건설장들을 현지지도하시었다"라며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께서는 베개봉 전망대에서 삼지연군 읍 건설 총계획안과 삼지연군 읍 조감도를 보시며 해설을 들으시었다"고 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현지 간부들에게 "삼지연군을 건설하면서 산림을 파괴하는 현상이 나타나면 안 된다"며 "나무 한 그루와 풀 한 포기도 결코 무심히 대할 수 없는 혁명의 성지라는 것을 명심하고 백두산지구 생태환경을 그대로 보존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지연군 읍지구 구획별로 원림녹화 설계를 잘해야 한다"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유달리 사랑했던 봇나무(자작나무)를 많이 심으라고 당부했다.

이는 김정은 체제 들어 산림녹화를 강조하고 있는 연장선에서 해석된다.

남북 양측은 지난 4일 남북산림협력 분과회담을 하고 양묘장 현대화, 임농복합경영, 산불방지 공동대응, 사방사업 등 산림 조성과 보호를 위한 활동을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중앙통신은 별도의 기사에서 김 위원장이 삼지연군 중흥농장을 시찰했다며 "삼지연군을 감자농사의 본보기 단위로, 농촌경리의 종합적 기계화를 완벽하게 실현한 표준단위로 꾸릴 데 대한 과업을 제시하시고 해마다 군에 찾아오시어 군 사업을 현지에서 직접 지도해주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농장을 둘러보며 "이번에 군과 농장에 와서 제일 관심하며 알아보려고 한 문제가 감자농사의 기계화 비중과 수준이 어떠한가 하는 것이었다"라며 "농장의 종합적 기계화 수준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군에서 생산된 감자를 가공하는 감자가루(녹말) 생산공장도 시찰했다.

중앙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감자가루를 원료로 하는 연간 2천t 능력의 감자가공 식품들을 전문 생산하기 위한 새로운 공정을 꾸리실 결심을 안으시고 현지에서 대책적 문제들을 협의하시기 위하여 공장을 (7개월 만에) 또다시 찾으시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 공장에서 적은 석탄을 사용해 생산에 필요한 증기를 생산하는 새로운 보일러 설비를 갖춘 사실을 높이 평가하고 "아무리 첨단기술을 받아들인 현대화된 설비라고 하여도 우리나라 형편과 실정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고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삼지연군의 생산현장을 돌아본 뒤 삼지연군 당위원회 간부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번 시찰에는 황병서, 조용원, 오일정, 김용수 등이 동행했다.

중앙통신은 이들 수행자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간부'라고만 소개했다.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이 북한 매체에서 공개된 것은 지난 2일 평안북도 신의주 일대의 생산현장과 군부대를 시찰했다고 보도한 이후 8일 만으로, 계속 지방에 머물렀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앞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과 환담하면서 김 위원장이 남북 통일농구 경기를 관람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지금 우리 국무위원장(김정은)께서 지방 현지지도 길에 계시다"라고 설명한 점으로 미뤄 계속 지방에 머물렀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김 위원장의 행적이 공개되지 않았던 8일간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제안했던 통일농구 경기(4∼5일)도 열렸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방북(6∼7일)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울러 매년 김일성 주석의 사망일(7월 8일)을 맞아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해온 김정은 위원장의 참배 보도가 올해에 나오지 않은 것도 지방 시찰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