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서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133개 도시에 도시재생 소개
박원순 "5∼6% 수준 서울 공공주택, 4년 내 10%로 높일 것"
박원순 "시민참여형 도시재생,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시민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다시 시민을 만듭니다.

시민 참여형 도시재생은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입니다.

"
9일 오후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센즈 컨벤션센터. '2018 세계도시정상회의(World Cities Summit)'에 모인 세계 133개 도시 관계자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의 도시재생 정책을 소개했다.

행사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은 도심 속 보행 공간으로 변신한 서울역과 서울로7017의 모습으로 가득 채웠다.

서울은 '세계도시정상회의' 메인이벤트인 올해 '리콴유 세계도시상'을 받았다.

싱가포르는 국부(國父) 리콴유 전 총리 이름을 딴 이 상을,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뛰어난 성과를 낸 도시에 2년에 한 번씩 준다.

서울에 앞서 스페인 빌바오(2010년), 미국 뉴욕(2012년), 중국 쑤저우(2014년), 콜롬비아 메데인(2016년)이 이 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앞서 열린 수상도시 연설에서 박 시장은 "토건 중심의 개발과 성장의 시대에는 (서울이) 기념비적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서울의 화려한 모습 이면에는 많은 문제가 있었기에 성찰했고, 전환을 시도했다.

서울이 가진 진짜 모습을 재발견하고, 그 안에 담긴 삶을 존중하는 도시재생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소개한 도시재생의 대표 사례는 청계천, 연세로, 마포문화비축기지, 서울로7017이다.

청계천에 대해 그는 "잃어버린 물길을 다시 연다는 상상력과 실천의 용기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나, 하천의 생태성을 회복하고 단절된 인근 지역과 연결을 활성화하는 것은 여전히 과제"라고 밝혔다.

서울 최초의 대중교통전용지구인 연세로에 대해서는 "청년문화의 상징이었지만 무분별한 상업화로 개성을 잃어가던 곳"이라며 "차로를 축소하고 보도를 확장해 보행자중심의 거리로 바꾸고, 주말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자 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보하며 다시 젊고 활기찬 공간으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순 "시민참여형 도시재생,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
싱가포르 주택개발청 최고경영자이자 리콴유상 심사위원인 청쿤힌 씨는 "특히 2030 서울플랜이 매우 주목할 만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하며 서울의 최근 변화를 '사람 중심의 도시로 변모하는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2030 서울플랜'은 한강 변 건물 높이와 일반주거지역 아파트 높이(35층)를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울의 최상위 법정 도시계획이다.

시민·전문가·행정가들이 모여 3년간 만들었다.

박 시장은 서울 도시재생의 핵심을 '시민 참여'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 결정을 하는 것보다는 시민이 참여할 때 정책 결정·집행 시간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며 "시민 의견을 듣지 않으면 시행착오와 실수, 반발에 부닥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1978년 석유파동 당시 지어진 석유비축기지를 문화공간으로 만든 마포문화비축기지에 대해 "이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토론회를 열었다"며 "건물이나 시설에 채우지 않고 비워둔 공간을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로7017을 만들 때 처음에는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으나 지속해서 대화하고 설득해 완성할 수 있었다"며 "지금은 개장 1년 만에 1천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 10년 후 '서울의 미래'에 대해선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은 세계 10위안에 들지만 삶의 질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서울시민들이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싱가포르는 공공주택이 전체 주택의 90%를 차지하지만, 서울은 5∼6%에 그친다"며 "앞으로 남은 4년 임기 동안 공공주택 비율을 10%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