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농구 친선경기…北이 역전해도, 南이 따라붙어도 '함성'
통일농구, 南이 넣어도 北이 넣어도 만원관중 '와~'
"홍팀(북)이 뒤집었으면 좋겠다.

박수 한 번 주세요". 와~.
"청팀(남)이 계속 이겼으면 좋겠다.

박수주세요.

" 와~.
5일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통일농구 여자경기에서 장내 아나운서가 관중들에게 이런 주문을 하자 거의 비슷한 정도의 박수가 쏟아졌다.

장내 아나운서는 "이걸 진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라며 크게 웃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북한 주민들은 전반적으로 북측에 더 큰 응원을 보내는 분위기이긴 했지만,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경기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남측이 '청팀', 북측이 '홍팀'으로 나뉘어 진행된 경기에서 북측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관중들은 남측 선수들이 골을 넣거나 좋은 플레이를 보이면 어김없이 큰 박수와 함께 남측 선수의 이름을 연호했다.
통일농구, 南이 넣어도 北이 넣어도 만원관중 '와~'
계속 끌려가던 북측이 4쿼터 시작과 함께 58 대 58 동점을 만든 뒤 58 대 61로 역전에 성공하자 관중들은 흥분된 분위기 속에서 함성을 질렀다.

하지만 곧이어 남측의 득점으로 다시 동점이 되자 역시 큰 함성이 쏟아졌다.

남측 김한별 선수가 5반칙 퇴장을 당했을 때도 장내 아나운서의 박수 유도에 관중들은 환호와 박수로 호응했고, 남측 선수의 자유투가 실패할 때는 안타까움이 묻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결국, 경기가 81 대 74 청팀(남)의 승리로 끝났음에도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관중들은 이날도 1만2천석 규모의 정주영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열풍'이라고 적힌 노란색, 빨간색, 파란색 막대풍선을 들고 응원을 하며 자유롭게 경기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열풍'은 통일의 열풍을 의미한다고.
쿼터가 끝날 때마다 대형전광판을 통해 '우리의 소원' 등 노래가 나오면 관중들은 막대풍선을 흔들며 따라 불렀다.

전날보다 더 적극적으로 응원에 동참하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연합뉴스